방역대 넘어서까지 발생
소·염소 1465마리 살처분

11일 오전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사육농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사육농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충북지역에서 올해 첫 구제역 발생 일주일 만에 확진 농장이 10곳으로 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추가 발생 농장이 첫 확진 농장 방역대 안팎을 가리지 않고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주시 북이면 한우사육농장 3곳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난 후 이날까지 모두 10곳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축종별로는 한우 9곳, 염소 1곳 등이다. 살처분된 가축이 1465마리에 달한다.

청주에서 발생한 7곳은 첫 확진 농장 반경 3㎞ 방역대 안에 위치했다. 하지만 이곳과 12.7㎞ 떨어진 증평군 도안면 한우사육농장에서도 지난 14일 발생해 바이러스가 전방위에 걸쳐 퍼져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제류를 사육하고 있는 농장이 청주 방역대에 231곳이, 증평군 방역대에는 179곳이 각각 밀집해 있어 확산이 장기화할 때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구제역 발생이 방역대를 넘나드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상당 기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데 따른 방역 구멍을 지적하고 있다.

소와 돼지, 염소 등을 사육하는 우제류 농장은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정기적으로 백신을 접종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구제역이 4년 넘게 발생하지 않은 탓에 위기의식이 느슨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청주지역 발생 농장 항체 형성률 조사에서 24%에 불과한 곳이 있을 정도로 정기 백신 접종 효과는 기대치 이하이다.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면 97% 정도의 항체 형성률을 보인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충분한 항체형성을 위해 오는 20일까지 전국 우제류 농가에 구제역 긴급 백신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접종 여부 확인을 위해 시·군별로 가축방역관 등으로 긴급 접종 확인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백신 항체 양성률 모니터링 검사도 현행 사육두수의 4%에서 8%로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긴급 백신접종 불이행 농가는 과태료 처분(1000만원 이하)과 함께 살처분 보상금을 100% 감액 지급하기로 했다.

김영환 지사는 이날 구제역 상황점검을 위한 재난안전본부 대책회의에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백신접종"이라며 "도내 농가에 일제 백신 투여를 통해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시·군에서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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