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그래픽 김연아 기자. 
세종시. 그래픽 김연아 기자. 

지난해 10월 9일 윤석열 정부 첫 한글날 경축식이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렸다. 비가 내리는 열악한 상황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날씨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과 많지 않은 인원이 참석한 점, 빈약한 기획 등으로 소규모 행사처럼 보였다는 점 등을 들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한글날과 관련된 정부의 입장이나 비전, 뚜렷한 메시지 없이 형식에만 치우쳐 졸속 행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세종시는 올해로 626돌을 맞은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 공식적인 기념행사를 연다. 한글문화수도를 표방하는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한글사랑거리에서 기념식을 갖고 시민들이 참여한 세종대왕에게 보내는 감사 영상과 조형물 제막식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또 세종대왕에게 보내는 손글씨 쓰기·전시와 한글 가상현실 체험, 한글 자석 인생네컷 등 세부적인 체험행사도 열린다.

세종시는 올해를 한글문화수도 원년으로 설정, 한글을 테마로 한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글사관학교와 한글문화 체험시설 등이 들어서는 한글문화단지를 조성한다. 무엇보다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핵심 과제로는 올해 한글날 경축식을 세종시에서 개최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최민호 세종시장은 최근 대통령실을 찾아 한글날 경축식을 세종에서 개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세종시가 세종대왕의 얼을 계승한 도시라는 점과 한글문화수도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한 것이다.

정부에서 개최하는 각종 기념행사와 관련 기획적인 측면과 메시지 전달 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층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글을 특화로 한 행정수도 세종시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한글날 경축식을 성대하게 여는 방안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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