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헌혈건수 32만 989건
코로나전보다 2만건 이상 ↓
10-20대 젊은층 감소세 뚜렷
‘비대면 생활’ 원인으로 지목
[충청투데이 노세연 기자] 지난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지역 내 예기치 못한 혈액부족사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충청권 4개 시·도의 헌혈실적 합계는 △2018년 34만 3225건 △2019년 34만 4198건 △2020년 32만 4619건 △2021년 31만 8055건 △2022년 32만 989건이다.
코로나 영향을 받기 전인 2018년·2019년에 비해 지난해 권역의 헌혈실적이 2만 건 이상 줄어든 모습.
이러한 헌혈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연령대는 다름 아닌 10대와 20대다.
2019년 약 24만 건에 달했던 충청권 만 16~29세 연령층 헌혈실적은 지난해 약 18만 건으로 급감했다.
10대·20대는 국내 헌혈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혈액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령대다.
코로나를 거치는 동안 이들의 헌혈횟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헌혈자 중 10대·20대 비중이 약 70%에서 약 58%로 감소하는 동안 나머지 연령층의 헌혈이 늘어 모자란 실적을 간신히 채워온 셈이다.
문제는 이처럼 떨어진 젊은층 헌혈률이 일상회복체제에 접어들어도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본격적인 엔데믹으로 돌아선 올해 1월~4월 대전·세종·충남의 만 16~29세 헌혈건수는 5만 1162건이었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만 건이나 부족하다.
특히 10대의 경우 올해 1~4월(1만 2804건) 실적이 2019년 1~4월(2만 2059건) 실적의 반토막에 가까운 실정.
이 같은 젊은층 혈액수급 저조상황의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와 함께 지난 3년간 지속해온 ‘비대면 생활’이 지목되고 있다.
올해 대전 소재 대학교에 입학한 이모(20) 씨는 “지난해만해도 밀폐된 공간에서 피를 뽑는 행위 자체가 위험하게 여겨져 헌혈을 한번도 안했다”며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가끔 헌혈차를 만나지만 익숙하지 않다보니 딱히 발길이 가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상황 가운데 팬데믹에 의해 학생 헌혈기회마저 감소하면서 현재와 같은 ‘젊은 피 부족 사태’가 심화된 것.
이에 일선 현장에서는 혈액보유량 부족에 따른 의료적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 혈액원 관계자는 “실제로 코로나 이후 지역 내 헌혈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며 “이 경우 가장 먼저 ‘병원’이 직격타를 맞게 돼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 받게 되므로 하루빨리 헌혈에 대한 젊은층의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세연 기자 nobird@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