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관련 물가 더 큰 폭으로 상승
"강제로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게 돼"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아이들 옷도 몇 벌 고르고 장을 좀 보면 이십, 삼십만 원은 우습게 나가네요. 학부모 입장에서 학원을 차마 줄이진 못하겠고 결국 다른 부분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강제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게 됩니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둔 40대 학부모 권모(대전 서구) 씨는 이 같이 말했다.
한동안 외식도 줄였다는 그는 “가격이 안 오른 게 없다”며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순 없으니 다른 데서 모두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양육과 관련된 비용들이 더 큰 폭으로 치솟자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양육 비용의 물가를 잡지 못할 경우 출생률 저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소비자 물가 지수(2020년=100)는 지난 3월 기준 110.2로 전년 동기간 대비 4.08%p 상승했다.
특히 항목별로 살펴보면 유아·아동과 관련한 물품의 지수가 크게 상승했다.
유아동복의 경우 109.97로 전년 동기간 대비 9.63%p 늘었으며 성인 의류(3.4~5.6%p)에 비해 상승 폭이 월등히 컸다.
또 유아와 아동의 먹거리에서도 전년 대비 10%p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우유(8.5%p)를 비롯해 치즈(27.5%p), 과자(11.7%p)는 각각 상승폭을 보였고 과일과 채소 등도 5~12%p 가량 물가 지수가 늘었다.
학원비와 가정학습지 등 교육을 위한 비용도 전년 동기간보다 상승했다.
초등학생의 학원비는 5.03%p, 미술학원비 9.6%p, 운동학원비 4.7%p, 가정학습지 비용은 4.7%p 늘었다.
출산과 관련한 비용으로는 산후조리원 이용료가 전년 동기간보다 6.9%p, 유모차 등이 8.2%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강영미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학원비나 교재비 등은 매년 10%씩 오르고 있고 아이들은 금방 크기 때문에 옷도 자주 사야하는데 어른 옷보다도 비싼 경우가 많아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 무슨 돈으로 애를 키우냐는 걱정들이 많다”며 “사립유치원의 경우 현재 국립대에 아이를 보내는 것과 비슷한 비용이 든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담이 늘게 되니까 결혼 이후에도 아이를 안 가지는 경우가 많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