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오픈 A업소… 인근 주민들 수상한 낌새 느껴
일부 업소 일반음식점 신고한 채 유흥주점 형태로 운영
지자체,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 현황 파악도 못하고 있어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유흥업소 형태로 운영하다 적발돼 영업정지 당한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베트남인 전용 클럽. 사진=김성준 기자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유흥업소 형태로 운영하다 적발돼 영업정지 당한 대전 중구 대흥동의 한 베트남인 전용 클럽.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속보>=최근 외국인들이 마약을 하다 검거된 대전의 한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가 수개월 전부터 마약 투약 장소로 활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7일자 1면 보도>

7일 대전 중구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자 6명이 마약투약 혐의로 검거된 중구 선화동의 외국인 전용 A업소는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이 상가는 1997년 허가 이후 상호와 업주만 바뀌면서 줄곧 유흥업소로 운영돼왔지만, 지난해 A업소로 상호를 바꾼 뒤 베트남 등 외국인만 대상으로 영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은 A업소 이용객들로부터 수상한 낌새를 느껴왔다고 입을 모았다. 선화동 주민 B씨는 "A업소에서 걸어 나오는 외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술에 취한 모습이 아니었다"며 "이 사람들이 마약을 한 건 아닌지 의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A업소를 이용해보려고 방문했더니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한국인들은 받지 않으면서 베트남 사람들만 받고 있더라"며 "셔터가 내려져 있는데 업소 안에서 음악소리와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들려 수상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전에서는 원도심 일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들이 성행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운영해 온 동구의 한 유흥업소 역시 주로 베트남 사람들이 이용하는 주점이다. 주민들은 일반 주점과 다른 이용객들의 행태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주민 D씨는 "얼마 전 업소 입구 바닥에서 핏자국을 발견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구 둔산동의 한 베트남인 전용 클럽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E씨도 "20~30대 베트남 사람들이 술에 취한 채 들락거리는 모습을 봤다"며 "마약까지 한다는 소문을 들어서 불안하다"고 밝혔다.

일부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채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유흥주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유흥주점은 신고제인 일반음식점과 다르게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구 대흥동의 한 베트남인 전용 클럽 역시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유흥주점 형태로 운영해오다가 지난달 20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자체는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라고 해서 업종이 따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조사하지 않는 이상 지역에 몇 개가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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