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안조정소위 의원들, 이전 예산 원안 유지 필요성 한 목소리 내
우원식 소위원장 "뜻깊은 일… 국방위 동의 구하는 과정에 힘 모아달라"
[충청투데이 박영문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예비 심사에서 ‘90억원 감액’이라는 칼질을 당한 내년도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대전 이전 예산이 원안 사수의 불씨를 되살린 데는 여야의 화합이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지원 사격을 필두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방사청 대전 이전 예산 원안 유지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는 예비 심사 때와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인데, 지난 18일 방사청 대전 이전 예산을 정부 원안(210억원)으로 의결한 예산안조정소위 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세종 갑)은 가장 먼저 방사청 이전 예산의 원안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홍 의원은 "어차피 이전 계획이 나와 있는 거고 진행되고 있는 거기 때문에 감액 보다는 원안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또 윤 대통령 대전 지역 대표 공약이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같은 당 박정 의원(경기 파주 을) 역시 "상임위에서도 논의는 있었지만 어떤 게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쓸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 아니겠느냐"며 "원안대로 하는 것도 동의한다"고 힘을 보탰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 원안 유지로 뜻을 모은 의원들은 예산 확보에 다소 적극적이지 못한 엄동환 방사청장의 태도를 질타하기도 했다. 예산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우원식 소위원장(민주당, 서울 노원 을)의 질의에 엄 청장이 "상임위안 유지를 바란다"고 답하면서다. 앞서 국방위는 내년도 방사청 대전 이전 예산을 당초 정부안에서 90억원 감액한 120억원으로 의결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 서천)은 "대전이나 충청 지역 주민들이 신속한 이전을 원하고 있는데, 상임위 원안을 너무 가볍게 받아 들이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 원안 유지를 강력히 건의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 태백 삼척 정선)은 "여러분들이 대전 가기 싫어 가지고 시간 뒤로 끌려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예결소위에서 정부 원안대로 추진을 결정해 준다고 하는데도 굳이 반대하는 듯한 답변이 나와서 묻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우원식 소위원장은 "여야가 삭감하지 않는 것에 딱 의견을 모으는 것은 참 뜻 깊은 일"이라며 "국방위의 동의를 구해야 되고 그 과정에 위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방사청 이전 예산 심사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데 대해 지역 정치권은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충돌하고 있는 예산 정국에서도 방사청 이전 예산만큼은 원안 사수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해 보인다"며 "여야 어느 한쪽이 아닌 공동의 노력이 수반된다면 정부 계획대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문 기자 etouch8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