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가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이 3401명을 늘려달다고 신청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목표 2000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대학을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 결과 중 최대치는 2847명이었다. 당시 전국 의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을 증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의료계는 대학 총장들에게 증원 신청 자제를 촉구해왔었다.
주목할 건 수도권 대학보다 비수도권 대학의 증원 요청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수도권 13개 대학이 930명의 증원을 신청한 반면 비수도권 27개 의대는 2471명의 증원을 요청했다. 비수도권 대학이 증원 인원의 무려 72.7%를 차지한다. 증원을 요청한 거점 국립대가 꽤 있다. 충청지역 소재 의대도 증원 신청에 적극 나섰다. 충북대는 기존 정원 49명에서 5배 이상 늘어난 250명으로 정원을 조정해줄 것을 신청했다고 한다.
의료계의 반대와는 달리 대학의 증원 신청 요구는 예견된 일이다. 1998년을 마지막으로 26년간 의대 증원은 없었다. 외려 2000년 의약 분업 여파로 351명을 감축하기에 이른다. 대학 측은 정부가 증원 방침을 정한 이번 기회에 정원을 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밑바탕에 의료수요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지가 깔려있지 않나 싶다. 의대 정원증원이 필수의료 강화와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제 뉴스위크가 공개한 ‘2024 세계 최고 병원’ 250위 안에 17개 국내 병원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곳 빼고는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이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적은 15개 병원이 250위 안에 들었는데, 이 중 7곳이 지방 소재 병원이었다. 우리나라 의료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니 지방 환자들이 새벽밥을 먹고 수도권 병원으로 향하는 것 아닌가. 한꺼번에 대폭 증원 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의료계의 지적엔 공감이 간다. 준비와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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