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선우후락의 마음가짐으로 달려온 1년
내부회의·외부간담회로 답 찾기 열중
전국 최초 장애인 긴급 돌봄 사업 시작
대체인력 지원사업 돌봄 공백 최소화
양성평등 정착 네트워크 구축도 눈길
시민 목소리 경청하고 해결책 찾기 행복
500명의 식구들과 함께 달리고 있어
市에 독립청사 건립 등 숙원사업 건의
내년 성과중심 조직문화로 역량 강화

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이 전국 최초 장애인 시설 전담 대체인력 지원사업과 장애인 긴급돌봄 사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이 전국 최초 장애인 시설 전담 대체인력 지원사업과 장애인 긴급돌봄 사업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대전의 사회 복지에 누구보다 앞장서 다양한 사업을 펼쳐온 김인식 원장. 이에 본보는 김인식 원장을 만나 취임 1주년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담=최정우 교육문화부장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제5대 원장으로 취임한지 1년이 됐다. 지난 1년을 돌아보니 어떤가.

"시간이 참 빠르다. 직원들보다 앞서 고민하고 즐거움은 나중에 즐기겠다는 선우후락의 마음가짐으로 취임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평소에도 성찰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다 보니 ‘처음의 마음을 내가 잘 간직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내 지난 삶이 화려한 꽃보다는 생명력 강한 잡초와 같지 않나.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나아가야 할 길을 향해 열심히 달렸다. ‘추진력’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아동, 노인, 장애인 등 분야별 사회서비스 현장을 시작으로 대전시와 의회, 5개 자치구와 소통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찾았다. 사회서비스원의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연결하여 확대하고, 우리가 당장에 할 수 없는 부분은 시와 의회, 외부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희로애락이란 표현이 정확한 것 같다. 어려운 현장을 보면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다. 내부 회의도 열고 외부 간담회도가졌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을 찾고 나면 기분이 좋다. 그런 나를 보면 가족도 조금 쉬엄쉬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이란 자리가 시민을 위한 자리가 아닌가. 3년의 임기가 길지가 않다.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취임 후 1년의 성과를 소개해달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시장의 변화가 빠르다. 사회서비스 분야 또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변화에 발맞춰 기존 사업의 확대와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꾀했다. 민선 8기 공약 사업으로 전국 최초 장애인 시설 전담 대체인력 지원사업과 장애인 긴급돌봄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사업을 장애인 시설과 대상자로 확대했다. 대체인력 지원사업은 사회서비스 시설 종사자의 휴가, 교육, 경·조사 등으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예방하기 위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올해 처음 장애인 시설을 대상으로 진행해 10월 말 기준 1176건의 파견 실적을 거뒀다. 만족도 조사 결과 시설과 대체인력 모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긴급돌봄 사업은 본인 또는 보호자의 불가피한 사유로 돌봄 공백이 생겼을 때 제공되는 돌봄서비스다. 지난 9월부터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이용 대상자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총 84건, 362시간의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여성·가족 등 사회 변화를 고려한 양성평등 교육 및 문화확산 또한 민선 8기의 약속 중 하나다. 취임 이후 사회서비스 분야의 양성평등 문화 정착 및 인식 개선을 위해 관련 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한 기관 공모에도 참여해 내년부터는 ‘대전·세종 성별영향평가센터’와 ‘대전·세종 양성평등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해당 분야에 더욱 기여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사회서비스의 고도화를 강조했다. 일환으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사회서비스원은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의 다변화·규모화를 위해 ‘사회서비스 공급 주체 다변화 사업’을 공모했다. 대전은 해당 공모에 참여해 9000만원의 국비를 지원 받아 현재 중구 지역을 시범으로 ‘경증 치매 노인 맞춤형 스마트헬스케어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컨소시엄 기관들의 긴밀한 협업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 민간 총 10개 기관이 똘똘 뭉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이 사회 변화에 맞춰 시작 단계에 놓인 사업이지만 시민을 위한 서비스인 만큼 대상자의 피드백을 꼼꼼하게 살피고 성과검증 연구 등을 통한 효과성 분석 또한 추진해 완성도를 높여가겠다."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한 달 가까이 가슴을 콕콕 찔렀던 사연이 있다. 어느 간담회에서 한 형제의 이야기를 들었다. 돌봄 선생님이 밖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형이 동생에게 "오늘은 네가 이용하는 날이 아니야. 얼른 가"라고 했단다. 5만원의 이용료가 없어 번갈아 가며 다함께돌봄센터를 이용하던 형제가 같은 날에 2명이 센터를 찾으면서 생긴 일이다. 한 명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텅 빈 집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에 그만 현장에서 울컥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돌봄의 사각지대가 있었다. 초등 방과 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다함께돌봄센터는 이용 대상자의 경제적 조건을 보지 않고 가정에서의 돌봄 여부만 본다. 관련 기관과의 간담회를 통해 지역아동센터나 늘봄학교와 달리 이용자에 대한 지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게 됐다. 정책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고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사회공헌에 뜻이 있는 기업과의 만남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그곳이 바로 올해 7월 희망을 주는 기업 1호가 된 ‘MG한밭새마을금고’다. 덕분에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다함께돌봄센터를 이용하는 저소득가정 아동 34명이 간식비 지원을 받게 됐다. 자녀 3명을 둔 학부모가 "이제는 마음 놓고 센터에 아이들을 맡기고 일할 수 있게 됐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 한편이 가벼워졌다."

-대전시의회를 떠나 기관의 리더로서의 변화가 궁금하다.

"늘 그래왔듯이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듣게 되면 해결책을 찾는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그저 설렌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너무 행복해 보인단다.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거 같다고. 출근 길이 설렐 수밖에 없는 것이 사무실에 도착하면 달리기의 러닝메이트처럼 함께 뛸 500여 명의 식구들이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처럼 사회서비스원의 원장으로서 긴 호흡을 가지고 함께 달리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3년이라는 시간이 길지 않다. 시의원으로서의 삶도 지금의 원장이란 자리도 개인의 몫이 아닌 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자리지 않나. 씨를 뿌린 후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쌓는 것도 의미 있지만 최대한 결실을 만들고 싶다. 4년 임기제 의원으로서 가졌던 책무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통해 3년의 로드맵을 그렸다. 1년을 경험하고 2년 차부터는 결실을 하나하나 만들어 갈 계획이다. 특히 취임 후 제일 먼저 찾은 사회복지 현장 문제부터 꾸준히 살피고 있다. 취임 첫 달부터 사회서비스 기관, 단체, 협회 등과 만나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직접 듣고 소통했다. 내·외부적으로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가장 컸다. 또한 독립청사 건립이 숙원 사업이었다. 이장우 시장의 연두 방문 때 ‘사회서비스 종사자 처우 개선’. ‘독립청사 건립’ 등을 건의했다.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 아래 처우 개선 연구와 독립청사 부지 검토 등이 빠르게 진행됐다. 495개의 사회복지시설과 3551명의 종사자에 대한 현황 분석이 이뤄졌다. 직능단체·협회와 간담회를 가졌고, 종사자에 대해서는 초점 집단 면접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다가오는 12월에 최종 보고서가 나온다. 보고서 결과를 대전시에 전달해 꾸준히 소통할 계획이다. 조직 내부의 이야기지만 취임사를 통해 조직혁신을 밝혔다. 일한 사람이 제대로 평가받는 조직, 전문적인 조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2023년을 맞이해 조직개편과 동시에 회의체계를 개선했다. 중단기 전략을 세워 경영전략을 재수립하는 작업을 마쳤다. 2024년부터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 역량을 만들고,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를 통해 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다. 나아가 이런 과정을 통한 사회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회서비스원이라고 하면 아직도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위급한 상황에 놓였을 때 찾는 119처럼 돌봄이 필요한 순간에 119처럼 시민이 제일 먼저 찾는 기관이 되고 싶다. 복지재단에서 사회서비스원으로 전환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모든 길이 새롭다. 취임사에서 밝혔던 선우후락의 자세로 하얀 눈보라를 뚫고 가장 먼저 발자국을 만들어 가겠다. 뒤따라오는 사람들이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길이 생기고 꽃이 피지 않을까? 그저 시민 여러분이 꽃길을 걸을 수 있길 바라며 늘 그래왔듯이 매일 설렌 아침을 맞이하고 묵묵히 출근길을 걸어가겠다."

정리=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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