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 공화국이다. 편안하게 ‘사는(live)’ 집이 아닌, 투자하려고 ‘사는(buy)’ 집의 가치가 높다.또 아이러니하다. 편안한 집은 산바람을 타고 온 ‘새 소리’가 들리지만, 투자한 집은 콘크리트 굉음의 ‘쇳 소리’가 가득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쇳 소리’를 찾아 나선다. 가치가 높은 탓이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민낯이 이렇다.더욱 아이러니 한 게 있다. 고금리 여파에 엉겁결 잡혀가는 집값이었다. "집 값을 잡겠다"고 공언했던 윤석열 정부가 의도치 않게 박수를 받을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풀지 못
참으로 오랜만에 대한민국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560만 충청권이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옛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이하 U대회)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세계에서 국력이 가장 강한 국가로 꼽히는 미국의 한 주(州)인 노스캐롤라이나를 상대로 대한민국의 충청권이 유치에 성공한 대목은 꿈이 현실화한 ‘쾌거’ 그 자체다. 충청권 4개 시·도와 의회, U대회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등을 향해 힘찬 박수를 보낸다.곳곳에서는 올림픽에 버금가는 U대회를 유치했다며 우리나라는 경제·사회·문화 등을 주도하는 이미지 각인 효과 등 국가적 위상을 제고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때는 바야흐로 2001년. 필자가 고등학교로 진학했을 때이다.해마다 바뀌는 입시정책으로 대부분의 고교생이 혼선을 빚고 있을 무렵, 필자 또한 대학입시에 필수과목이라 불리던 외국어영역의 등급 상승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공교육 만으로는 등급을 한단계 상승하기 버거웠던 필자는 단과학원의 도움이 절실했고, 사교육의 도움을 받기위해 부모님을 설득했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께 단과학원에 등록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평소 학습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단과학원을 통해 보완해야한다는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의 ‘아무 말 대잔치’가 점입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비속어 발언 논란이후 더 경박하고 자극적인 언사들을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여야 누구라고 가릴 것도 없다. 상대방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삿대질을 한다. 지금 당장 서로 보지 않을 것처럼 얼굴을 붉힌다. 그러면서 그들이 자신의 발언을 합리화하면서 빠뜨리지 않는 말이 ‘국민들은 다 아실 것입니다’이다.이들이 가리키는 ‘국민’은 누구인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보자. 현행법으로 국회의원 1명은 선거구민 최대 27만 8000명의 대표이다. 최소로는 13만 900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취임한 지 불과 두 달여를 넘긴 김영환 충북지사의 ‘주요사업 드리블’이 현란하다. 현안 만들기에 이어 띄우기까지 매우 빠른 움직임은 잠시의 멈춤도 없다. 마치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전세계 축구팬의 눈을 사로잡는 리오넬 메시가 그라운드 곳곳을 환타스틱하게 누비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김 지사는 ‘민심’이 형성되는 추석연휴를 불과 이틀 앞둔 지난 7일 충북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안 띄우기의 ‘묘수’(妙手)를 보여줬다. 이른바 ‘바다없는 충청북도 지원 특별법’(가칭, 이하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당위성을 역설한
6·1 지방선거 충북도지사 선거전(戰)의 레이스가 뜨겁다.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민의힘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정면으로 맞붙은 가운데 적잖은 지인들이 필자에게 판세를 물어 본다. 누가 당선될 것 같냐는 물음, 요즘 참 많이 듣는다.그런데 명색이 정치 현장을 뛰고 있으면서도 속시원한 전망을 하지 못하고 승부의 추는 유·불리를 전혀 알 수 없는 ‘안갯속’에 빠져 있다고 두루뭉술한 미완의 ‘우답(愚答)’을 할 뿐이다. 선거의 향배가 궁금한 이들에게 명쾌한 답변을 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 주말 집 근처의 구룡산을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 신도심인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행복도시’로 일컫는다. 여기에서 ‘행복’은 행정중심복합의 줄임이면서도, ‘행복(happiness)’의 함축으로 표현된다.행복도시에 둥지를 튼 모든 시민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함이 큰 목적이다. 그렇다면, 행복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네들은 과연 행복할까.세종시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세종시 사회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세종시민들의 ‘행복지수’는 6.6점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걱정지수’는 4.6점으로 전년(4.2점)에 비해 다소 늘었다.
안 그래도 청주병원의 버티기로 혼란스런 가운데 신축 예정인 청주시청사가 공사도 시작하기 전부터 흔들리고 있다.최근 시의회를 중심으로 청주시 신청사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정 정당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을 봐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또 정치적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통합 청주시 출범 8주년, 청주·청원 통합 결정 10주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통합 청주시의 상징이 될 시청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개인적으로 현 시청 본관의 문화재적 가치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본관을 존치하면서 새로 조성될 시청
최근 ‘오징어 게임’ 열풍에 이어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지옥’이 전세계적인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다.동명의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이 작품은 허공중에 괴이한 형태의 천사가 나타나 특정인에게 죽음의 시간을 고지하고 언제 지옥에 가게 될 지를 알려준다. 이후 고지한 시간이 되면 괴생명체인 저승사자가 나타나 대상자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내용이다.이 과정에서 새롭게 생겨난 신흥 사이비 종교 권력과 인간의 자율성을 지키려는 소수의 사람들의 대결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지옥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공포심을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잘 묶어냈다.
2019년 초였다. 처음에는 가벼운 제보로 생각했다. 청주 지역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에 대한 얘기였다. 지금 시대에 맞지않는 ‘꼰대’ 이사장이 문제겠거니 했다.첫 기사가 나간 후 추가 제보가 쏟아졌다. 이 새마을금고에 대해 쓴 기사만 5회다. 대부분 장기간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내면서 새마을금고를 사유재산처럼 생각하면서 벌어진 문제였다.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기사가 끝나자 다른 새마을금고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다.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3선 연임제한에 걸리게 된 11년 6개월을 근무한 이사장이 사직 후 6개월 뒤 재출마해 당선되며 연임제
2012년 6월 27일은 청원·청주 통합을 결정하는 청원군 주민투표일이었다. 투표함을 열어 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은 투표율 33.3%. 오전까지 투표율 및 최종 예상 투표율은 기대치를 크게 못 미쳤다. 그날 이종윤 전 청원군수와 오찬을 함께 했는데 오르지 않는 투표율에 전전긍긍하던 그의 표정은 지금도 생생하다.반전이 일어난 것은 오후 4시경 부터였다. 오창읍을 중심으로 주민투표를 위해 조기 퇴근한 기업인들이 투표장으로 향해 길게 줄을 섰다. 오후 8시 투표를 종료한 결과 투표율은 36.75%로 개표 기준을 넉넉하게 넘
인사기사 작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인사에는 항상 불만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잘못된 인사를 했다면 인사권자가 그 책임을 지면 된다. 그럼에도 지난 칼럼을 쓴 이유는 인사의 폐해가 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중간관리자까지는 다소 흠이 있어도 승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관리자와 옆 동료가 조금 더 노력하면 된다. 하지만 관리자는 다르다. 상급자는 다른 공간에 있다. 같은 공간내에서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고, 누구도 견제할 수 없다. 맡은 분야가 일부 지역이든, 정책이든 누수가 불가피하다.지난
한 청주시 간부공무원의 인사가 있었다. 일선 행정기관에서 기록적인 최단기간 재직 후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간부공무원은 이동 전 짧은 재임기간 동안 수 많은 ‘레전드급’ 일화를 남겼다. 덕분에 상급기관에 부하직원들의 인사상담이 빗발쳤고, 주민들의 원성도 높았다. 그리고 이 간부공무원이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또 다른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아닌 문제 있는 공무원이 20~30명의 선배 승진공무원들을 제치고 ‘문책성 영전’을 했기 때문이다.이 간부공무원이 관리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은 예상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특례시 논란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례시의 기준을 인구 100만명으로 정했지만 여전히 수도권 외 주요 도시들은 여전히 특례시 승격을 원하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권한 일부를 위임해야 할 도지사들은 반대하겠지만 선거에 돌입하면 입장이 바뀔 수 밖에 없다. 특례시 승격을 원하는 도시들은 각 도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다. 도지사 후보들은 주요 도시의 특례시 승격을 공약하거나, 최소한 반대 입장을 내놓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
최근 임택수 청주부시장이 회의석상에서 오창 방음벽 논란과 관련해 공개비판을 했다. 시의회에서 지적이 나온 상황에 대해 관련부서들이 모두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며 떠넘겼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을 업무기피 혹은 부서간 칸막이라 부른다. 민원인들이 민원해결을 위해 때론 전화로, 때론 두발로 이 부서 저 부서를 전전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오랜기간 청주시청을 출입한 기자들도 정확한 취재원을 찾아 발품을 팔기 일쑤다. 관료제 조직에서 부서가 칸막이는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그런데 다른 조직에서 청주시청으로 전입온 공직자들은 유독
요즘 봄벚꽃이 피기 시작한 여의도에는 임박한 4월 7일 재보궐선거와 1여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으로 정치권이 점점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대선 잠룡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하는 와중에 여의도에 느닷없이 양승조 충남지사가 소환됐다.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양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설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변호사 출신인 양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 소속 정당의 인권위원장을 맡아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경력과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낸 4선 국회의원의 정치적 경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직 초선 도지사로써 내년에 대선과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지방대가 위기에 빠졌다. 2021학년도 충북지역 대학 신입생 등록률이 70%대인 학교가 속출했다. 거점국립대인 충북대조차 100% 달성에 실패했다.이미 20여년 전부터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설은 파다했다. 그리고 올해 그 같은 속설은 수치로 확인됐다. 수험생이 입학정원을 크게 밑도는 상황은 해가 갈수록 심화된다. 사립대를 중심으로 대학들은 패닉에 빠졌다.경제논리라면 경쟁력을 상실한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대학에 근무하는 교직원을 포함해 대학을 중심으로 경
지역건설업체의 고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업체 대표가 지역내 아파트공사에 입찰 기회 조차 얻지 못했다고 토로하는 것을 들었다. 지역 내에서 명망 있고, 대기업과의 거래실적도 풍부한 기업이었다. 가격이나 기술 경쟁력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취재에 나서 보니 지역건설업체들의 주장은 한결 같았다. 타 지역의 공사를 입찰로 따내면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그 지역의 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줄 것을 직·간접적으로 강요한다고 한다. 반면 충북 혹은 청주에서는 오히려 외지 업체가 더 많은 공사를 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했다. 1988년 민선 지방자치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전부 개정 이후 32년만이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지방자치는 변화를 위한 시작점에 섰다.이번 개정안의 특징은 주민참여 확대, 지방의회 역량 강화와 책임성 확보, 지방자치단체 행정 효율성 강화 등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개정안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특례시·특례군에 대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개정안 내용 중에서도 지방자치단체 구성 형태의 다양화, 의회 인사권 독립 및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등은 현 지방자치 시스템의 전반적인 변
2010년 청원군청을 출입할 때다. 한 직능단체장에게 물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통합 반대 머리띠를 두르시더니, 지금은 왜 통합 찬성 수건을 높이 드시냐”고 말이다. 수장의 의지에 따라 ‘영혼이 없다’는 평을 듣는 공무원을 뺨치는 변신에 진짜 궁금함과 약간의 비꼼도 섞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돌아온 답이 예상 밖이었다. “군수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을 추진했다면 우리(직능단체를 비롯한 기득권층)가 군수를 바꿔버리면 된다. 군수 임기 초반에 반대해봐야 교체되는 건 우리다.” 뜻 밖의 대답에 머리에 번개가 쳤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