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 충북본사 편집국 부장

참으로 오랜만에 대한민국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560만 충청권이 2027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옛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이하 U대회)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세계에서 국력이 가장 강한 국가로 꼽히는 미국의 한 주(州)인 노스캐롤라이나를 상대로 대한민국의 충청권이 유치에 성공한 대목은 꿈이 현실화한 ‘쾌거’ 그 자체다. 충청권 4개 시·도와 의회, U대회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 등을 향해 힘찬 박수를 보낸다.

곳곳에서는 올림픽에 버금가는 U대회를 유치했다며 우리나라는 경제·사회·문화 등을 주도하는 이미지 각인 효과 등 국가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됐고, 충청권은 직·간접적 경제효과 2조 7000억원 에다가 취업유발 효과도 1만여명을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국가적 위상 제고도, 경제효과도, 취업유발 효과도 U대회를 통해 각계의 예상대로 반드시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다만 덧붙이고 싶은 특별한 바람이 있다. U대회 유치가 충청권 ‘대동단결’의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미 영충호(영남·충청·호남) 시대는 열렸다. 인구는 충청권이 호남권을 추월한지 꽤 됐고 국회 의석수 역시 충청권이 21대 국회를 기점으로 따라 붙어서 양권역은 동일하게 28석을 각각 점하고 있다. 심지어 국가의 중심축이 옮겨지는 충청신수도권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지만 충청권 내에서 조차 영충호 시대와 서막이 열린 신수도권 시대를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는 푸념이 회자된다. 여전히 충청권이 영·호남권의 견고한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가예산 배분 과정에서 충청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뭔가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잖다.

충청권이 흩어져있기 때문에 타권역에 힘으로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U대회 유치전(戰)에서 충청권은 세계를 향해 보란 듯이 단합·화합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충청권이 뭉치지 않았다면 결코 거대한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를 압도적 표차(14대 7, 기권 1)로 제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청권이 의기투합(意氣投合)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에 충청권 4개 시·도가 단합·화합을 분명히 보여준 것처럼 560만 충청인이 손에 손을 잡아야 한다. 아직은 신기루 같은 충청신수도권 시대의 현실화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부차적으로 타권역과 비교해 재정 등에서 손해를 보는 듯한 개운치 않은 느낌도 깨끗이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충청권 앞에 메가시티(광역생활경제권) 구축을 넘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신수도권 시대를 여는 첫 관문인 U대회란 발판이 놓여졌다. 남겨진 과제는 충청권이 얼마나 맞손의 힘을 보여주느냐이다. 2027년 U대회를 치르기 위한 준비 과정이 어쩌면 충청신수도권 시대의 밑그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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