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단기 매출 올라 장기 실적 악화제조업, 원자재 비용 상승… 산업 위축 우려
[충청투데이 이석준 기자] 1400원대 원·달러 환율이 지속되면서 제조업 중심의 충청권 산업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수출기업에는 일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장기적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경제계 등에 따르면 앞서 9월 말부터 1400원대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75.4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월 9일 기록한 장중 1487.6원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고점으로, 1480원대 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실상 1400원대에서 환율이 유지되며 고착화된 상태인데, 충청권 경제계는 지역 산업 전반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고환율이 생산 비용 상승 이어져 제조업이 다수 포진한 충청권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23년 평균 환율(1305.9원)을 기준으로 환율이 1486.7원까지 13.8% 상승하면 제조업 생산비는 6.1%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 생산비 증가율은 4.123%로, 제조업의 생산비 증가율은 전체 평균 대비 2%가량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선 고환율이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러한 혜택이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기적으로 달러를 벌어오는 수출기업으로서는 매출 상승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생산비 증가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대해 당기순이익은 상승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수입 중간재 가격에 영향을 끼쳐 생산비를 증가시키는 등 기업 성과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실제 수출과정에선 고환율로 매출 상승을 얻더라도 곧 상대국이 상품 가격 인하를 요구해 효과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앞으로의 환율 전망도 녹록지 않다. 환율 안정을 위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면서 고환율로 인한 지역 산업의 어려움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왕환 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장은 "기업이 경영과 기술 개발을 통해 발전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사회적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상황이다"며 "지역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환율 문제에 대해서 모두가 힘을 모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준 기자 lsj@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