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땐 전체 산업 생산비 4.4%대까지 상승
美 상호관세 부과 불씨 여전… 中 과잉공급도 위험요인 전망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상호 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한풀 꺾였다.
그러나 여전히 1400원대 중반으로 환율이 고착화하면서 제조업을 비롯한 충청권 산업 전반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10일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의 의뢰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가 분석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산업별 생산비 영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기록할 경우 전체 산업 생산비는 4.4%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등 여파로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한때 1500원대 진입이 전망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가 시작된 지 13시간여 만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이날 오전 8시 40분 기준 1455원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로 우리나라에는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되며 철강과 자동차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25%로 유지된다.
문제는 여전히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에 대한 여지가 남아있는 데다가 1400원대 중반의 환율로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까지 상향, 사실상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이로 인한 중국발 글로벌 과잉공급 등 여파도 큰 위험 요인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예측한 환율 상승 시나리오에선 환율이 2023년 대비 11% 상승한 1450원대를 유지할 경우 제조업은 4.8%, 건설업은 2.4%, 서비스업은 1.7%의 생산비용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1486.7원에선 제조업 6.1%, 건설업 3.1%의 생산비용 증가를, 1500원에선 제조업 6.5%, 건설업 3.3%, 서비스업 2.2%의 오름세가 예측된다.
생산비용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인 산업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소비 위축과 내수 부진 심화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국내 탄핵 정국은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을 일부 덜어낸 상태지만, 향후 정부의 협상 등 대응 결과에 따라 환율과 국내 물가까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환율이 요동치면서 국내 물가 역시 불안한 상황”이라며 “그간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게 뼈아픈 대목이다. 조기 대선까지도 큰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인데, 정치권 분열로 정책 결정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