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덕 후손, 영정·호패·증시교지 등 178점 기탁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조선 후기 문신 삶과 유교 정신 조명

▲서병덕 영정
▲서병덕 영정
▲서병덕 시호교지
▲서병덕 시호교지
▲서병덕 호패
▲서병덕 호패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조선 후기 청백리 문신 서병덕(徐秉德, 1712~1807)의 삶과 업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 후손을 통해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 기탁되며,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기탁식은 한유진이 문화체육관광부 국학진흥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국학자료 수집 활동의 성과로, 기탁된 영정, 호패, 증시교지, 교지, 청원서 등 178점의 자료는 조선 후기 문신의 관직 생활과 삶, 가족 간 도리와 유교적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서병덕은 1732년 문과에 급제한 후 부승지, 예조참판, 한성판윤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청렴과 중립성을 지키며 정사에 임했다. 특히 사색당쟁이 극심했던 시기에도 정치적 편향 없이 조정을 보필하며 공직자로서 모범을 보였다. 그는 95세까지 장수하며, 사후 1811년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기로소에 입소하고 궤장을 하사받는 등 국가의 예우를 받았다. 이번에 기탁된 영정은 1791년, 그가 80세가 되던 해에 그려진 초상화로, 당시 문신의 위상과 관직자의 품격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이다.

이번 기탁에는 서병덕의 아들 서영선이 부친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암행어사에게 제출한 표창 청원서를 비롯해 관직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교지, 홍패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조선 시대 가족 간의 도리와 효 사상, 그리고 문신으로서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지금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서병덕의 삶과 인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정재근 원장은 “유교 정신의 본질은 기억하고 계승하는 데 있다”며 “이번 기탁은 청백리 문신의 삶과 아들의 효행, 가족 간 도리까지 담긴 자료가 함께 전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유물들은 단순한 역사 자료가 아니라, 후손들이 전통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유진은 앞으로도 유교문화 관련 유물 발굴과 보존, 전시 및 연구를 지속하며 한국 전통 가치의 현대적 계승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기탁은 단순한 유물 전달을 넘어 조선 후기 인물 연구와 유교 정신 현대적 계승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후손과 기관이 힘을 모아 전통을 기록·보존하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소중한 문화적 다리를 놓았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