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내년 사업종료 운영업체 지분 13.3% 매입
현대화 전제 매각계획 이전 매각입찰 공동 참여도 제안
신한금융지주도 비슷한 시기 법인지분 별도 16% 취득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청주시의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매각 추진과 관련, 대주주인 펀드사 운용 시기는 물론 대형 금융사의 지분 매입 등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시와 대부계약을 통해 시외버스터미널을 위탁운영중인 ㈜청주여객터미널은 지난 2021년 5월 지분 100%를 기관전용 사모펀드인 신한노틱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현 신한큐이디제1호)에 260억원에 매각했다.
시와 5년간 대부계약 연장을 하기 세 달 전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여객터미널 지분을 100% 인수한 사모펀드의 운용 만기가 2029년 5월 29일까지라는 점이다.
시외버스터미널의 대부계약은 2026년 9월 19일까지로, 이후 사실상 사업이 종료돼 투자목적물로써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펀드가 투자목적물의 가치 상승이나 수익성 등을 통해 이득을 얻는 특성상, 투자목적물의 가치가 상실된 이후까지 운용한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청주여객터미널이 시외버스터미널 매입을 통해 지속 운영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현대화사업을 통해 복합시설로 운영한다면 현재 발생하는 이익보다 훨씬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예상하고 펀드 운용시기를 정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더욱 수상한 점은 내년 9월 대부계약이 종료돼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이 법인 지분을 대형 금융사들이 경쟁하듯 취득했다는 사실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2일 ‘청주시외버스터미널현대화사업’이라는 비상장 법인 지분을 13.3% 인수했다고 올 반기보고서에 공시했다.
시가 시외버스터미널 매각 계획을 추진하기 이전이어서 사전교감 의혹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NH투자증권은 "시외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과 여객운수터미널 사업권 투자 기회 등을 고려, 시외버스터미널 운영업체 주주인 신한큐이디1호사모투자 측에 현대화사업 추진을 전제로 매각 입찰 공동 참여를 제안한 뒤 지난 3월 내부 투자심의를 거쳐 5월 지분을 일부 매입했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이 과정에서 "보고서에 기재된 ‘청주시외버스터미널현대화사업’은 오기"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흔히 있는 실수로, 조만간 정정공시를 통해 법인명을 정정하겠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주장대로 오류라 해도 ‘충주여객터미널’이나 ‘청주터미널여객’ 등 실제 법인명의 오기라고 이해할 수 있는 법인명이 아닌, ‘청주시외버스터미널현대화사업’이라고 적시한 것은 청주시외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 추진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짙게 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타법인 출자 현황 공시때 법인명을 잘못 기재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면 과징금 처분 또는 공시 의무 정지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외버스터미널 운영업체의 주주인 ‘신한큐이디1호사모투자’의 지분 36.19%를 갖고 공동 운용중인 신한금융지주도 NH투자증권과 비슷한 시기에 펀드 지분과 별도로 법인 지분 16%를 매입한 것으로 올 반기보고서에 공시했다.
대형금융사들이 시외버스터미널 매각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데다, 내년 사업 종료 이후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법인의 지분을 대량 매입한 배경엔 시외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 추진 계획을 사전 인지하고, 현재 운영중인 법인의 매입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투자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공문을 통해 ‘여러 투자사들이 매각 공동참여 제안을 했던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현대화사업 추진 전망과 여객운수터미널 사업권 참여를 통한 수익 발생을 기대해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 왔다"며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지주의 지분 매입은 전혀 알지 못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