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아트, 대전의 미래를 그리다]
지역 인프라 참여한 ‘허브 오피스’ 구성 제안
과학·예술계 협업 플랫폼 제도적 장치 필요
장한나 작가 “예술·과학 만나는 장 만들어야”

▲ 대전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아티언스 대전’ 작품 전시. 대전문화재단 제공

[충청투데이 김세영·조사무엘 기자] 대전이 세계적인 테크아트 선도 도시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관련 거버넌스 구축과 맞춤형 인재 양성 등이 필수적으로 평가된다.

대전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인프라와 문화 자원이 있는 만큼 이를 연계·활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의 필요성도 잇따랐다.

먼저 학계에서는 거버넌스, 제도, 인재 세 가지 큰 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995년 세계 최초로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원광연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명예교수는 “대전은 과학과 예술이 공존하는, 아시아에서 드문 도시다. KAIST·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대덕특구 같은 세계적 연구인프라가 있고, 동시에 대전예술의전당·대전시립미술관 같은 문화인프라도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지정한 특수영상콘텐츠특구를 글로벌 테크아트 허브의 핵심 인프라로 확장하면, 세계로 확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도시가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먼저 대전문화재단, 대전예술의전당, KAIST, ETRI, 지역 ICT·문화예술 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테크아트 허브 오피스’를 설치해야 한다. 테크아트 전용 안전 인증제도,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KAIST와 한예종, 지역 대학들이 공동으로 융합형 커리큘럼을 운영해 공학도와 예술가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과학계에서는 새로운 창작 생태계가 열리는 만큼 그에 걸맞은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조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과학자는 “테크아트의 가장 큰 기회는 새로운 창작 생태계를 열어준다는 점이다. 연구 장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나 이미지는 예술가에게 새로운 창작 자원이 되고, 과학자는 예술적 해석을 통해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이들이 단순히 자료를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공동연구자처럼 협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동 워크숍, 레지던시 프로그램, 데이터 공유 플랫폼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또 과학적 소양을 갖춘 예술가, 예술적 감각을 이해하는 과학자를 길러낼 교육과정과 유럽·미국 아티언스 기관 협력을 통해 대전을 글로벌 담론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계에서는 지속적인 협업을 위한 중장기적 지원, 성과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공간과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아티언스 대전 ‘뉴 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장한나 작가는 “대전문화재단의 아티언스 대전에 참여하며 시야가 확장됐다. 눈으로만 보던 돌이 어떤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이 데이터는 제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과 과학은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서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연구와 예술의 속도를 맞추는 것도 쉽지 않다. 또 기술은 많은 예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예술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예산 규모와 차이가 나 협업 과정의 큰 제약으로 작용한다”며 “아티언스 대전 프로그램처럼 2년간 이어지는 지원은 다른 단기 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훌륭한 사례이지만, 실제로는 2년도 매우 짧다. 단발적 지원이 아닌 과학자와 예술가가 꾸준히 만날 수 있는 장, 연구실과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장 작가는 “과학 장비나 실험실에 접근할 수 있는 오픈랩 형태의 지원 역시 큰 힘이 될 거다. 작업들이 효과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 공간과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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