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충청투데이 생명존 캠페인]
아산교육지원청, 전 세대 사회정서교육 실천
학부모 대상 정신건강 인식·관리 등 교육 진행
일반교사·전문상담인력 실천·공감 중심 연수
학교 관리자 위기학생 분석·체계 마련 등 논의
학생 대상 사회심리극 집단 치유 프로그램 운영
가정-학교-지역사회 감정적 연결망 확장 노력

‘너의마음, 나의마음’ 집단 치유 프로그램.
‘너의마음, 나의마음’ 집단 치유 프로그램.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정서적 갈등과 심리적 위기 상황에 더욱 자주 노출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 간 갈등, 소통 부재, 타인에 대한 배려심 부족, 공동체 의식 결여 등 사회성과 관련된 문제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심리 방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단순한 학습 능력 이상의 ‘마음 근육’을 키우는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아산교육지원청은 2025년 상반기 사회정서교육을 학부모부터 학생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적 구조로 운영했다.

각 대상의 역할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함으로써 사회정서교육의 실질적인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 가정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

지난 4월 8일, 아산 관내 최초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회정서교육 연수를 실시했다.

연수에서는 충청남도 위기학생의 실태, 위기 학생과의 소통법, 사회정서교육의 6대 핵심 역량(자기인식, 자기관리, 관계인식과 관계관리, 공동체 가치의 인식 및 관리, 정신건강 인식 및 관리)을 중심으로 가정 내에서 실천 가능한 정서적 돌봄과 부모 역할을 다뤘다.

연수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내 아이가 왜 그토록 사소한 일에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며 "나부터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가정이 심리 방역의 첫 번째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이번 연수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 실천과 공감 중심의 연수

4월 28일에는 관내 사회정서교육(자살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일반 교사와 Wee프로젝트 전문상담인력(전문상담교사, 전문상담사, 임상심리사)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연수에서는 사회정서교육을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구성 방향과 활동 사례, 수업 아이디어를 폭넓게 공유하며 실질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교사들이 직접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실천 전략과 활동 자료, 실제 적용 사례를 제공한 것이다.

연수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교사들이 사회정서교육을 스스로의 성장과 연결된 교육으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평이다.

교사에게 사회정서교육은 학생을 돕는 도구이자,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는 거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 관리자는 시스템을 움직인다

지난 4월 29일에는 아산 관내 학교 관리자(교감)를 대상으로 한 연수를 진행했다.

위기학생 사례 분석, 학교 시스템 내 자살 예방 전략, 관리자에게 필요한 사회정서교육을 토대로 실시했다.

연수에서는 관리자들의 위기 상황에서의 자세, 학교 차원에서 사회정서교육이 뿌리내리기 위한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수에 참가한 한 교감은 "학생 개개인의 위기를 단순한 생활지도 사안으로 보지 않고, 구조적·정서적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더십의 정서적 전환은 학교 문화를 바꾸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지난 6월 12~7월 21일에는 아산 관내 초·중·고 14개교를 대상으로 사회정서(자살예방)교육 사회심리극 집단 치유 프로그램 ‘너의 마음, 나의 마음’을 진행했다.

각 학교에서는 2교시 분량으로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직접 배역을 맡아 무대에서 갈등 상황을 연기하고 함께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주요 주제는 친구 간 뒷담화, 욕설 사용의 부작용, 오해와 소통의 단절, 자해와 자살의 위험성, 장난의 경계를 넘는 언행 등 학생들 현실에 밀착한 갈등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한 학생은 "무대에 직접 서보니 친구의 입장이 어떤지 느껴졌다. 말 한 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교사들은 "기존 집단상담 프로그램보다 훨씬 몰입도가 높았고, 학생들의 진심을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과 참여 열기로 이 프로그램은 2학기 연장 운영으로 확대됐다.

행정적인 ‘사업 연장’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무자들로부터 직접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인정받은 성과의 방증이라 할 수 있다.



◆ 교육의 중심에 공동체가 함께하다

아산교육지원청이 추진한 이번 사회정서교육 사업은 단편적인 교육이 아니라 교육생태계 전반에 걸친 정서적 연결망을 구축한 시도다.

각 대상별로 특화된 교육을 실시해 위기 안전망을 형성하고 관내에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학생, 심리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첫 걸음이 된 셈이다.

학생은 정서적 문제를 말로 표현하고 공감받는 경험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자존감 회복의 기회를 얻고, 교사는 사회정서교육을 통해 교실에서 소통 방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꾸준히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정서적 동행자로서의 역할로 확장된 것이다.

또 관리자는 위기 학생을 학교 차원에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리더십과 시스템 구축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학부모는 가정 안에서의 교육을 재정비하며,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하나의 감정적 연결망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이번 사업은 단순한 ‘성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 마음 중심의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교육은 성적을 높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다.

이로 인해 아산교육지원청은 이번 사회정서교육 사업을 통해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이 아니라, 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는 현장에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실천을 한 것이다.

충남교육청과 아산교육지원청은 ‘너의 마음, 나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우리 교육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이 기사는 충남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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