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봉저수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봉저수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극한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하고 있는 강원도 강릉에 재난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충청지역은 대비를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를 기해 강릉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재난 사태는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포하는 긴급조치다.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강릉시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물 공급이 어려운 수준인 15%이하로 떨어졌다. 농업용수 공급은 중단됐다.

강릉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 급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른 기간 내 비가 오지 않으면 격일제 급수나 단수와 같은 최악의 사태가 올수 있다. 주요 호텔과 리조트들은 수영장 등 물이 많이 소비되는 시설에 대해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충청지역에서는 지난 2015년 충남 보령 등 서부권의 가뭄으로 제한급수 일보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이 지역 식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이 18%까지 떨어지면서다. 당시 급수조정과 물을 절약한 만큼 보상을 해주는 절수지원제를 통해 위기를 가까스로 극복했다.

보령댐 도수로가 2016년 완공되면서 이 지역 가뭄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625억원을 긴급 투입해 금강에서 하루 11만5000t의 물을 보령댐으로 공급할 수 있는 도수로를 건설한 것이다. 보령댐 저수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이 도수로를 통해 금강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우기에 비가 많이 내리는 반면 나머지 기간은 갈수기에 가깝다. 치수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이번 강릉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변화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강릉이 물 부족으로 고초를 겪을 때 인근 속초시는 워터밤 축제까지 열었다. 2108년 극심한 가뭄 이후 63만t을 저장할 수 있는 지하댐을 건설한 덕분이다. 속초시의 사례는 기후 위기 시대에 지자체들이 어떻게 대비해야하는지 극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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