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보고회서 아이들 공간 스토리텔링 부재 지적
경관 조명도 단순 나열식… 관람객 흥미 도출 한계

태조산 숲속 키즈파크 조성공사 최종용역 보고회에서 발표된 어린이 놀이터와 용몽화원 미디어 아트 예상도. 사진=김경동 기자.
태조산 숲속 키즈파크 조성공사 최종용역 보고회에서 발표된 어린이 놀이터와 용몽화원 미디어 아트 예상도. 사진=김경동 기자.

[충청투데이 김경동 기자] 천안시가 추진 중인 ‘태조산 숲속 키즈파크’ 조성 사업이 실시 설계를 앞둔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관 조명 조성 사업에 대한 전문가의 혹평이 나왔다.

시는 최근 ‘태조산 숲속 키즈파크 조성공사 기본 및 실시설계 최종용역 보고회’를 개최하고 관련 부서 및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사업은 천안시가 낙후된 태조산근린공원 일대를 관광객의 여가·체험·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지역만의 산림문화 공간으로 구축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에 따르면 태조산 입구 연결도로 보행환경 개선, 야간경관 및 미디어아트 조성, 숲속키즈파크 조성까지 총 2단계에 걸쳐 119억 8000만 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실상 사업의 하이라이트는 태조산 입구부터 현재 산림레포츠 단지가 위치한 숲속키즈파크까지 이어지는 1.25㎞ 가량의 길에 조성될 야간경관 사업이다. 실제 용역 업체가 추정한 총사업비 중 절반가량인 60억 9000만 원이 미디어아트 공사비로 책정돼 있다.

문제는 최종용역 보고회에서 제안된 경관조명 안이 단순 조명기구 나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인트로 및 주제 영상의 경우 스토리텔링 부재, 입체감 없는 2D형 영상 등 사업 전반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조영디자너협회장인 신안산대학교 홍승대 교수는 키즈파크 내 입구인 왕건의 성과 최종목적지인 용몽화원(현 어울림 센터)에서 상영될 영상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키즈파크 입구에 설치될 왕건의 성에서 송출되는 인트로 영상은 어린 학생들이 오기 때문에 인터랙션이 있지 않으면 전혀 흥미가 있을 이유가 없다”라며 “최종 목적지인 어울림센터 건물에다가 단순히 스크린을 설치해 입체감 없는 영상을 상영한다면 굳이 그 장소에서 볼 이유가 없는 만큼 건물의 구조를 활용한 아나몰픽 기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나모픽(Anamorphic) 기법이란 착시현상을 이용해 입체감 있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홍 교수는 야간 경관 조명사업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설치하겠다고 제시된 조명들이 굉장히 특수한 조명도 아니고 아주 흔하게 쓰는 조명”이라며 “이 기구를 갖다가 어떻게 배치할지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기구를 그냥 나열하는 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숲에 조명 시설을 설치할 때는 빛의 움직임이라든가 색의 변화를 통해서 관람객이 궁금증을 유발을 시켜야 하는데 기구가 너무 많이 노출돼 있어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종용역 보고회 이후 제안됐던 여러 의견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실제 야간경관 사업을 진행했던 관련 부서와 함께 보고회에서 제시된 내용에 대해 실현 가능한 부분을 논의 중이며 기본 설계에 돌입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개선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동 기자 news122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