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웅 국립대전현충원 주무관
이 대한 반도에서 일제가 물러난 지 벌써 8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세월동안 우리는 약소한 피지배국에서,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선진국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자유’라는 권리를 누리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일상의 평화 속에서 우리는 이 평화가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완성된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아야한다.
80년 전의 광복은 우연히 주어진 선물이 아니었다.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민중들의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름 없는 이들의 고통, 무장투쟁과 외교적 노력, 민족 교육과 문화운동 등 다방면에서 이뤄진 투쟁의 결실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이러한 결실도 그 의미를 잊어버리면 퇴색되는 법. 우리는 광복절을 단순히 수많은 공휴일 중 하나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1년 중 광복절 하루만이라도, 보훈 역사와 관련된 시설을 방문해도 좋고, 전국 곳곳에 위치한 국립묘지를 찾아 지금의 우리를 자유케 만드신 분들을 참배해도 좋다. 물론 여의치 않다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 또한 뜻깊은 일이다.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도전, 즉 역사왜곡과 일제의 식민사관에 대한 과거 미화를 억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하게도 철저한 역사교육이다. 철저한 역사교육만이 이러한 역사 전복을 방지할 수 있으며 건강한 국가 역사관을 확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 교육 속엔 개인의 사사로운 역사관이 묻어나있어서는 안될것이고, 정치적 목적으로 수정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물질적 성장을 이루어냈고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광복의 완성을 이루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무엇보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광복의 의미를 꾸준히 되새기며 80년 전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자 노력한다면, 그제서야 우리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광복은 80년 전 끝난 한 사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 정신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광명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