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농기원, 국내 첫 조류 퇴치 효과 확인

드론 활용한 농약 살포[연합뉴스 자료사진]
드론 활용한 농약 살포[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허수아비가 지키던 황금들녘에 드론이 등장했다.

충남도농업기술원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드론을 활용한 조류 퇴치 현장 실증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초조생종으로 7월 말∼8월 초 수확이 가능한 빠르미를 재배 중인 보령 지역 논에서 실시됐다.

외딴 논의 경우 ‘분산 효과’가 없어 조류 피해가 심각한데, 충남도가 개발한 빠르미는 일반벼보다 빠른 7~8월 모두 여물어 외딴 논과 같이 참새들의 집중 공략을 받아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벼 재배 농민들은 전통방식인 허수아비를 세우거나 반짝이 테이프, 새그물, 화약총, 대포나 레이저까지 동원해 참새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번 도 농기원이 투입한 드론은 스테이션을 스스로 이륙해 논 구석구석 미리 정해둔 경로를 비행하면서 조류가 싫어하는 소리를 내보내 참새들을 쫓는 방식이다.

배터리도 스테이션에 착륙해 자동 충전하는 방식으로 일일히 확인할 필요도 없어 농민은 앱을 통해 드론 작동 또는 중지 명령만 하면 된다.

지난달 보령에서 실시한 실증에서는 △수량 감소 피해 최소화 △조류 퇴치를 위한 노동력 절감 △조류 피해에 따른 농업인 정신적 스트레스 저감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도 농기원 윤여태 쌀연구팀장은 “군집을 이룬 참새들이 잘 익은 논에 내려앉아 곡식을 먹어치워도 농업인들은 대책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드론 스테이션 시스템은 참새로부터 논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실증에는 1대를 투입했지만 여러 대의 드론이 동시 다발로 비행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이라며 “드론 스테이션 시스템의 높은 가격은 일반 활용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지만 사양 조정 또는 기술 진보 시 적정 수준으로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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