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천주교 건축 특징·변화 자료
충북도 “신앙·공동체 역사 품은 유산”

▲ 청주 서운동 성당(1961년 추정).
▲ 청주 서운동 성당.
▲ 청주 내덕동 주교좌 성당. 충북도 제공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충북도가 청주 서운동 성당을 도 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또 청주 주교좌 성당과 이 성당의 옛 사제관을 도 문화유산 등록 예고를 했다.

충북도는 28일 한국 근현대 천주교 건축의 특징과 변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이 성당들을 보존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가는 유산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북도에 따르면 서운동 성당은 1963년 북문로 본당에서 이전해 건립된 성당으로, 당시 성당 건축에서는 보기 드문 삼각형 지붕, 오각형 전면 창, 제단 뒤쪽의 종탑 등 독창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내부는 기둥 없이 넓고 높게 설계돼 개방감이 뛰어나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후의 전례 양식이 혼합된 제단 구성은 시대적 전환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성당은 청주 읍성 순례길의 출발점이자, 124위 복자 중 한 명인 오반지 바오로의 유해가 안치된 성지로서, 신앙적 상징성과 활용 가치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61년에 지어진 내덕동 주교좌 성당과 옛 사제관은, 미국 가톨릭 선교단체인 메리놀 외방선교회의 건축 양식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성당이다.

메리놀 외방선교회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설립된 국제 가톨릭 선교단체로, 청주와 인천 등지에서 복음 전파와 함께 성당 건축, 교육, 의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십자가 모양의 건물 배치, 전통 기와지붕과 서양식 외벽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 종탑과 공간이 유연하게 연결된 설계 등은 당시로서 매우 새로운 시도였다고 한다.

특히 설계자(박태봉)와 시공자(김 베네딕토)가 명확히 기록돼 있으며 설계도, 상량문, 사진, 시공 기록 등 귀중한 자료도 잘 보존돼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옛 사제관은 현재 천주교 청주교구 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충북도는 앞으로도 천주교 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관광자원으로 널리 활용할 계획이다.

권기윤 충북도 문화유산과장은 "두 성당 모두 1960년대 천주교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던 시기의 중요한 상징이자, 신앙과 공동체의 역사를 품고 있는 건축유산"이라며 "앞으로 순례길, 해설 콘텐츠,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 유산들을 지역의 대표 문화자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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