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 성 건축 양식 변천 간직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국가유산청은 조선 초기 성 건축 양식의 변천을 간직한 충남 ‘서천읍성(舒川邑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
서천읍성은 조선 초기 세종 때인 1438~1450년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돌로 쌓은 1645m 규모의 연해읍성(沿海邑城)이다.
연해읍성(해안 요충지에 축조한 읍성)으로는 드물게 자연 지세를 활용해 산지(山地)에 축성된 것이 서천읍성의 특징이다.
1910년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으로 서천읍성도 성 내부의 공해시설(공무수행에 필요한 시설)은 훼손됐지만, 남문지 주변 등 일부를 제외한 성벽은 대부분(1535.5m) 잘 남아 있다.
서천읍성은 1438년에 반포된 축성신도(築城新圖)에 따른 계단식 내벽과 1443년 이보흠이 건의한 한양도성의 수직 내벽 축조기법이 동시에 확인되는 등 조선 초기 축성 정책의 변천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또 서천읍성의 치성(雉城. 적 접근을 방어하기 위한 돌출부)은 현재까지 16개소로 조사되는데, 이는 150보 간격(155m)으로 설치하도록 한 당대 기준보다 촘촘히 배치한 것으로 다른 읍성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양식이라는 것이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서천읍성은 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자(성 밖을 둘러 판 연못)를 비롯해 방어용으로 추정되는 1.5~2m 간격의 수혈유구(세로로 판 구덩이)가 확인되는 등 조선 초기의 연해읍성 축성 구조와 변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서천읍성의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우수한 문화유산 잠재자원을 발굴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해나가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