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고령층 폐업 2년새 증가
1인당·시간당 매출도 최하위권
부채도 모든 연령대서 가장 높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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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은퇴 후 생계유지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든 고령층이 연이은 경제 악재로 고통받고 있다.

65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61.2%가 비정규직이고 상당수가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현실에서 고령자들은 갈 곳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퇴직 후 정규직 취업에도 어려움이 있어 자영업을 선택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충청권 60~70세 이상 고령층 자영업자 폐업이 코로나19 시기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청권의 60~70세 이상 자영업 폐업자는 2022년 2만819명, 2023년 2만3301명, 2024년 2만4242명으로 2년 사이 16.5%나 급증했다.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기는커녕 소비 분위기는 대외 전쟁, 관세 인상, 정치적 불안 등이 겹치면서 오히려 더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들은 다른 연령대보다 창업 준비가 부족하고 숙박업·음식점업 등 취약업종에 집중돼 타격이 더 컸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늘어나는 고령 자영업자, 그 이유와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지난 10년간 고령 자영업자(농림어업 제외)는 47만명 증가했다.

이 중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운수창고·숙박음식·도소매 등의 업종에서 29만명이 늘었다.

고령층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각종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60대 신규 자영업자의 35%는 연간 영업이익이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연 매출액은 60대 3000만원, 70대는 2000만원으로 가장 적은 매출을 기록한 20대(3700만원)보다 각각 700만원, 1700만원씩 더 적었다.

시간당 매출액 역시 60대 1만8000원, 70대 1만4000원으로 다른 연령층보다 저조했다.

부채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누적 부채비율은 140%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나이스평가정보의 연령대별 다중채무자 현황에서는 지난해 3분기 60대만 유일하게 다중채무자 수가 38만6000명에서 39만2000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중채무자 대출금액에서도 다른 연령대는 모두

감소했지만 60대는 전 분기(189조3000억)대비 3조1000억 늘어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고령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 문제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고령층의 취업 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자영업으로 몰리는 현상은 계속될 것이고 이는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 대덕구에서 빵집을 운영 중인 김모(67)씨는 "은퇴 후 연금만으로는 생활이 안 돼 시작한 가게인데, 요즘 들어 매달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빚은 늘어가고 건강도 안 좋아지는데 생계를 위해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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