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35도 웃돌아 실외활동 자제
외식 감소로 직결… 식당가는 한산
고습고온탓 식자재 관리도 어려워
일찌감치 여름휴가 안내 음식점도

식당가. 2025.6.12 사진=연합뉴스.
식당가. 2025.6.12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8일 청주시 성화동의 한 식당. 점심시간이지만 한산한 매장에는 손님 2명이 한 테이블만을 겨우 채우고 있었다. 식당가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을 보기 어려웠다.

식당 주인은 "이렇게 더운 날은 안 나와요. 구내 식당을 가던가 배달을 시켜 먹던가 하지"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오랜 소비 가뭄에 시달려온 외식업계는 이른 폭염에 더욱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2020년 1분기 59.76까지 내려갔다가 2022년 3분기 89.84으로 회복됐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에는 70.76까지 떨어졌다.

폭염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지만 외식업계에 특히 부담이 크다.

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시기에는 사람들이 실외 활동을 자제하게 된다. 이는 외식 감소로 직결된다.

식자재 관리도 문제다. 고습고온 환경에서 각종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져 식중독 등 위생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장기간 신선하게 보관하기 어려워 재료를 빨리 소진시켜야 하지만 손님이 줄어 이마저도 어렵다.

폭염은 또 반찬을 만드는 데 쓰이는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을 올려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배추(상품) 1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7일 기준 3581원으로 한 달 전 3196원보다 12.05% 올랐다. 상추(적, 상품)도 100g당 1124원으로 전달 920원보다 22.17% 비싸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길어지면 먼저 채소류의 생육 저하가 우려되고 볕데임 피해 등 과일류 작황도 영향을 받는다. 닭 등 가축이 폐사할 수도 있어 농축수산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폭염 속에서 주방 등 실내 작업장의 체감온도가 40도까지 오를 수 있어 외식업계 종사자들의 건강 관리도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여름 휴가 안내문’을 써붙인 음식점들도 있다. 어차피 장사가 어려운 만큼 재충전 시기를 갖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시기에 맞춰 다시 가게를 열겠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전 국민에게 1인당 최대 55만원까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할 예정이다. 거주지역 소상공인 영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외식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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