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완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작년 10월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구글 딥마인드팀과 워싱턴대의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팀은 단백질 구조 예측·설계 AI인 알파폴드를 개발했고, 베이커 교수는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AI인 로제타폴드를 개발했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엄청나게 빠르고 정확한 능력을 기반으로 제조, 의료, 운송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의 엄청난 발전 속도와 맞물려 바이오 산업도 엄청난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간 바이오 산업은 생명공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집약적인 지식기반 산업으로 사업 성공시 높은 수익이 보장되긴 하나, 사업 개발에 10여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대규모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이오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 탐색, 임상시험 최적화,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가고 있다.

특히, 대전은 바이오 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다. 대전지역 상장사 66곳 중 알테오젠, 펩트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등 29개의 바이오 기업들이 있으며, 전체 바이오 기업 수는 30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금년 5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대전시를 ‘합성생물학 기반의 첨단 바이오 제조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규제자유특구 제도는 지역의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당 전략산업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와 협의를 거쳐 일정기간 지정된 지역에서 규제 특례를 부여함으로써 신기술·신산업 실증을 가능토록 하는 제도로, 2024년부터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중점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혁신특구를 추가 도입해 한층 고도화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혁신특구로 대전시가 지정됨에 따라 종전에는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기술을 활용해 다용도로 개발하게 되면 위해성 심사를 용도별로 각각 받아야 했지만, 이번 특구 지정에 따라 앞으로는 대전에 소재한 합성생물학 기업은 실증을 통해 후보물질의 용도를 산업용, 식품용, 농림축산용에서 보건의료용으로 변경 시 위해성 심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게 되며, 싱가포르의 대학과 협업해 공동 연구개발에서 제품 시장테스트까지 진행함으로써 특구에 소재한 기업의 사업화 무대를 해외로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대전시에서는 작년 6월에 정부로부터 신동·둔곡, 탑립·전민, 대덕, 원촌의 4개 단지(891만㎡)를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 받아, 산업단지 조성 인허가, 세금 감면, 정부연구개발 국비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받게 됐다.

이제 대전시는 지역의 우수 연구기관과 대학, 스타트업파크 등의 기반과 바이오 특화단지 그리고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 등에 힘입어 바이오 클러스터로서의 완전한 면모를 갖추게 됐다. 며칠 전 만난 바이오기업 대표의 바람대로 이제는 대전이 첨단 바이오제조 산업의 글로벌 선도 도시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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