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EDITion:사랑해孝 사진관]
3. 지역사회의 등불 한치구·장미화 부부
농촌일손돕기·연탄봉사 등 35년간 봉사
화재 피해 주민에게 숙박할 곳 내어주기도
3대 가족 가정 의미 강조… 깊은 손주 사랑
다정한 분위기 속 리마인드 웨딩 촬영
[충청투데이 최소리 기자] 충청투데이는 효문화를 전국에 전파하는 한국효문화진흥원과 함께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받아 ‘2025 지역공동체활성화사업’ 편집EDTion:사랑해孝사진관을 진행한다. 이 사업은 총 10팀의 가족을 선정하여 사라져가는 효 문화를 되새기고 가족들의 사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주고자 기획됐다. 더불어 신문을 편집하는 통찰력있는 편집기자의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며 역할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취재, 편집까지 아우르는 멀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EDTion:사랑해孝사진관’ 세번 째 주인공은 35년 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부를 만나 그동안의 인생 이야기와 봉사활동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6월 24일, 한치구(72)·장미화(69) 부부를 만났다. 부부 사진촬영에 대한 설렘 반, 긴장 반의 모습으로 들어선 부부는 사진관 이곳저곳이 신기한 듯 둘러보며 찍고싶은 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부부는 젊은 시절, 부모님의 뜻으로 서로를 만나 자연스럽게 결혼했고 다복한 가정을 이뤘고 아들과 딸이 손자와 손녀를 낳을 때까지 훌륭하게 키워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기꺼이 빛이 되어주기도 했다.
부부는 그동안 봉사활동을 해오며 찍은 여러 사진들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지역사회의 일꾼으로서 힘쓰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도 그럴것이 자원봉사 관리사 자격증 취득부터 농촌 일손돕기, 병원 급식도움, 어린이집, 연탄봉사까지 안해본 활동이 없을 정도다. 이에 부인 장미화 씨는 대전시장상과 대한적십자총재상 등 대외적으로 인정 받으며 지역사회에 모범이 되고 있다.
장미화 씨에게 어떤 봉사활동이 기억에 남느냐고 묻자 25년 전 동네에 불이 났을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집이 전소된 피해주민을 위해 지인을 동원하여 모텔방을 내어주고, 교도소에서도 15년 이상 장기수들을 대상으로 교화, 상담활동을 하기도 했다. “1년 정도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정이 드니까 저에게 전화도 해달라고 하고,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국가의 복지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았을 시절부터 장미화 씨는 기꺼이 지역사회의 일꾼으로서 어머니로서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참된 가톨릭 신자였다.
두 부부는 삼대가족이기도 하다.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와 손녀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로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물었다.
장미화 씨는 “결혼을 안했어도 아이가 없어도 효라는 것은 중요하다. 가족이라는 것은 곧 뿌리”라며 “부모 없는 자식이 없듯이 후손들도 번창을 해줘야한다”고 젊은 세대에게 조언했다. 자녀와 손주 중 누가 더 예쁘냐는 물음에 부부는 웃음을 터트리며 이구동성으로 “손주”라고 답했다. 한치구 씨는 “손주는 내리사랑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다. 자녀를 키울 때는 잘 몰랐지만 나이가 들고 손주들을 보니 너무 귀엽다”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강조하는 모습에서 인자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자녀분 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느냐고 묻자 한치구 씨는 “여태까지 잘 커주고 결혼까지 해 손주까지 보게 해주어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내며 “덕분에 노후의 즐거움을 느낀다. 손자, 손녀를 조금 더 낳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넌지시 소망을 얘기해주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부부는 2층 스튜디오로 올라가 의상을 골랐다. 화려한 의상들을 보다 기자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찍어보시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자, 장미화 씨는 쑥스러워하다 이내 드레스를 골랐다. 젊은 시절을 지나 노년으로 접어든 부부가 결혼식 때처럼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한치구 씨에게 소감을 묻자 “리마인드 웨딩하는 느낌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눈에는 젊은 시절 처음 만났던 ‘곱고 순한’ 아내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이후 이어진 촬영에서 부부는 깔끔한 정장으로 의상을 바꿔입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처음 사진관에 들어섰을 때 가지고 있었던 긴장된 모습은 사라지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부부의 모습이 물씬 묻어났다.
촬영을 마치고 한치구.장미화 부부의 다정함이 가득한 사진을 보며 기자도 마음이 훈훈해졌다. 한치구, 장미화 부부가 걸어온 인생은, 내리사랑과 지역사랑으로 가득해 이타심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대 사회인들에게 삶의 이정표가 되어줄만 했다. 앞으로도 부부의 끊임없는 봉사활동으로 어두운 곳의 밝은 빛이 되어주시길 바라본다. 기사=최소리 기자·편집=김다영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