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라운드 충남아산전도 승
13경기 만에 승리 챙겨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프로축구 2025 시즌 두 번째 ‘천안아산 더비’의 승자는 천안이었다. 천안은 무려 1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승리의 상대는 모두 아산이었다.
14일 오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하나은행 K리그2 2025’ 16라운드 충남아산FC와 천안시티FC의 경기는 원정팀 천안의 1대 0 승리로 끝났다.
천안은 이날도 아산을 잡으면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특히 후반 교체 투입된 천안 이상준은 후반 추가시간 시즌 1호골을 넣으면서 팀에게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겼다.
이날 경기는 충남을 연고로 둔 지역팀들 간의 2번째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 3월 9일 치른 첫 대결에서는 천안이 1대 0으로 아산을 꺾었다. 당시 승리는 천안의 아산 상대 프로 첫 승리로 기록됐다.
그런데 홈팀 아산은 최근 들어 전력 안정화를 통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5경기 전적도 3승 1무 1패를 기록할 정도다.
‘10라운드’ 인천전 패배 이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천안의 공세를 막은 뒤 공격 전환을 노릴 것으로 전망됐다.
홈팀은 신송훈이 골문을 지키고 이학민과 조주영, 변준영, 박종민이 수비벽을 쌓는다. 김영남과 손준호가 3선에서 공수를 조율한다.
김정현과 김승호, 한교원이 2선에서 원톱 김종민과 함께 천안 골문을 정조준한다. 홈팀이 선택한 전술은 ‘4-2-3-1’.
여기에 맞서는 천안은 상황이 좋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난 김포전에서 주전 키퍼 박주원이 십자인대 파열로 장기간 결장하게 되는 악재가 발생했다. 대신 허자웅이 프로 첫 선발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천안은 아산의 공세에 맞서 3백을 가동한다.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진웅과 이웅희, 마상훈이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영선과 김성준, 펠리페, 이상명이 중원에서 공수를 조율한다. 이지훈과 툰가라, 우정연이 공격수로 나선다.
전반 초반 양 팀의 신중한 탐색전이 계속됐다. 천안은 아산의 촘촘한 밀집 수비를 뚫고 전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산도 측면의 한교원을 이용한 돌파를 주로 시도했다. 하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전반 17분 측면의 한교원이 중앙의 김종민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지만 헤딩슛이 뜨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후 전반 중반 경기는 아산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아산은 천안 펠리페와 김성준을 꽁꽁 묶으면서 주도권을 가져갔다. 천안은 간헐적인 역습을 시도했지만 정교함이 떨어졌다.
그러다 전반 33분 아산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다. 허자웅의 스루 패스를 가로채 박스 안으로 돌진하던 한교원을 태클로 저지하려던 펠리페가 파울을 범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필드 리뷰 결과, 파울은 아는 것으로 판정됐다. 천안 입장에선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전반 5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지만 득점은 없었다.
양 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서 공격 자원을 교체하면서 변화를 줬다. 아산이 김정현 대신 데니손을, 천안도 우정연을 빼고 이정협을 투입했다.
후반은 아산 김승호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나오면서 본격화 됐다. 양 팀은 또 후반 3분 만에 유효 슈팅을 3개나 쏟아내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달궈 나갔다.
후반 16분 김승호의 크로스가 김종민의 머리에 정확하게 연결됐지만 허자웅 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천안은 후반 17분 김성준을 빼고 이종성을 투입시켰다. 그러다 후반 21분 박스 혼전 상황에서 데니손의 낮고 빠른 슈팅이 나왔으나 골문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좀처럼 기대한 경기력이 나오지 않자 천안은 후반 29분 이지훈과 펠리페를 빼고 이상준과 이광진을 경기장으로 넣었다.
아산도 후반 35분 조주영 대신 정마호 투입하며 맞섰다. 아산은 또 5분 뒤 한교원과 이학민 대신 미사키와 김주성을 경기장으로 투입했다.
그렇게 후반 막판 데니손과 미사키의 감각적인 슈팅이 나왔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나며 홈팬들의 탄식을 불러일으켰다.
오히려 득점은 천안에게서 나왔다. 정규 시간이 끝난 추가 시간 2분 천안 이상준의 발에서 경기 첫 득점이 나온 것이다.
이상준은 이웅희가 패스를 찔러준 것을 보고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 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아산 골망을 갈랐다. 무엇보다 이 장면은 이웅희의 패스가 인상적이었다. 그토록 견고했던 아산의 수비벽이 그대로 허물어졌다는 점에서다.
천안 김태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역시나 어려웠고 계획적으로 잘 안 풀렸다”며 “오랜만의 승리라서 얼떨떨하기도 하다. 경기가 계속 남아 있어서 오늘만 즐기도록 하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득점해 주고 지켜내 준 선수들에게 너무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총평했다.
아산 배성재 감독은 “전반에 흐름이 있었을 때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이 아쉬웠다”며 “선수들이 공격 전개하는 데 있어서 실수가 나오면서 그리고 후반에 흐름을 내주는 게 좋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수정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완 감독님 고생 많이 하셨을 텐데 축하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같은 지도자로서 얼마나 힘드셨을지도 느껴서다”면서 “저희가 오늘 한 경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다시 분석을 하고 준비를 해서 다음 얘기를 잘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