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충청투데이 공동캠페인]
공교육 시스템에서 적용한 대안교육
교사·학생 함께 성장하는 배움 시간
강원도 평창·강릉서 역사·예술 살펴
자연 속 체험 학습으로 감수성 쑥쑥
자기주도성·공동체성 키운 성장여정
모든 학생에게 열린 대안교육 만들 것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대전시교육청은 지난달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대에서 ‘2025 미래누리 사제동행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활동에 참가한 한 고등학생은 "교실 밖에서 배우는 진짜 배움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전교육청이 주최하고 지역 내 대안교육 위탁기관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한 공교육 기반 대안교육 실천 모델이다. ‘교실 밖에서 피어나는 창의와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활동은 지난달 12일부터 14일까지 1기(여학생, 22명),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2기(남학생, 28명)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각 30여명의 학생과 교사가 참여해 자연과 문화, 예술, 공동체 활동이 어우러진 2박 3일간의 여정을 함께했다. 충청투데이는 미래누리 사제동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대전형 공립 대안교육이 나아갈 길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 공교육 대안의 길, ‘미래누리’로 열다
대전교육청은 대안교육을 한정된 소수의 대안학교나 위탁기관이 아닌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보편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왔다. 그 결실 중 하나가 바로 ‘미래누리 사제동행’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학습이 아니라 학생의 자율성과 창의성, 공동체 역량을 기르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의 확장판이자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수평적 배움 공동체’ 실현을 지향한다. 강의창 대전교육청 미래생활교육과장은 "이번 활동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낯선 곳을 여행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관계 중심의 대안교육 실천 사례"라며 "공립형 대안교육 확산의 마중물이자 향후 대안형 특성화고 설립과 연계한 미래형 공교육 모델 개발의 전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연과 감성이 살아있는 체험 중심 프로그램
이번 프로그램은 강원도 평창·강릉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유산, 예술 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1일차에는 대관령 양떼목장에서의 생태 체험, 아르떼뮤지엄의 미디어 아트 관람, 강릉 중앙시장의 로컬 문화 탐방이 이어졌다. 2일차에는 정동진 레일바이크, 모래시계공원, 오죽헌 관람, 안목해변 산책 등이 포함돼 지역 고유의 향기와 감성을 몸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3일차에는 발왕산 케이블카 체험을 통해 자연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전 일정을 통해 ‘몸과 마음으로 배우는 교육’의 본질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학생들은 주도적으로 역할을 나누고 의견을 나누며 활동을 수행했고 교사들은 조력자로서 학생의 자율적 활동을 격려하고 안전과 흐름을 조율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속도로 배우며 타인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경험을 쌓았다. 이는 공교육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난 자유와 책임의 배움이기도 하다.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의 여정
학생들은 체험 후 진행된 회고 활동에서 "나와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게 됐다", "선생님과 함께 하니 더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등 진심 어린 소감을 밝혔다. 이는 곧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동행하며 만들어낸 심리적 안전기반에서 비롯된 변화의 징후이기도 하다. 지도교사들 역시 "단순히 학생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함께 활동하면서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함께하는 관계’에서 출발해 ‘함께 성장하는 교육’으로 확장되는 미래교육의 핵심을 시사한다.
◆교육의 실험실, 대안에서 길을 찾다
이번 체험활동은 단지 여행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여러 교육적 실험과 메시지가 녹아 있다. 먼저 자기주도성 향상 측면에서 교실 밖에서의 상황은 계획된 학습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을 요구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진짜 자기결정권을 실천하는 경험이었다. 또 관계중심 공동체로서 소속 학교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생긴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경험은 공동체 시민성을 자연스럽게 함양하게 도왔다. 마지막으로 다양성 존중 측면에선 서로 다른 대안교육 위탁기관 소속 학생이 섞여 함께한 프로그램은 교육 기회의 균형을 고민하는 대전교육청의 정책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음은 교실이다
미래누리 사제동행은 끝났지만 진짜 수업은 이제 시작이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각 학교와 위탁기관에서는 체험을 확장한 프로젝트 학습, 에세이 쓰기, 친구와의 나눔 발표 등 다양한 후속 교육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이번 활동을 기반으로 공립형 대안형 특성화고 설립 전 시범 프로그램으로 이 활동을 제도화하고 더 나아가 모든 학생에게 열려 있는 대안교육 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교육은 단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보는 일’이다. 미래누리 사제동행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여행을 떠나 삶 속에서 배우고 돌아오는 배움의 순환을 실천한 소중한 사례로 꼽힌다. 대전교육청은 앞으로 만들어갈 공립 대안교육의 길 위에 이번 여정을 하나의 든든한 디딤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