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세입 불확실 속 천안시 문화예술 시설 예산 뒷말 무성
시설 건립비 4275억…기초지방자치단체 수준 넘어 재정 압박↑
市 민간투자사업 방식 추진에도 예산부서와 협의無·해결과제 多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향후 문화예술 관련 시설에 시 예산만 4300억 원 가까이 사용할 것으로 확인됐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인해 세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천문학적 예산 투입을 둘러싼 뒷말이 나오고 있다.
2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시가 현재 계획 중인 문화예술 시설 건립 예산은 총 4275억 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는 △성성아트센터 1756억 원 △시립미술관 (이전)건립 1970억 원 △신부문화회관(천안문화예술센터) 복합 신축 785억 원(시비 549억 5000만 원)이다.
가장 진행상황이 빠른 것은 ‘신부문화회관 복합 신축사업’이다. 기존 건물 철거 후 복합 신축 개념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을 통해 연면적 1만 9347㎡에 지상 8층 건물을 올리는 게 핵심이다. 공연장과 전시실, 커뮤니티 공간 등 주민편의 문화예술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시는 하반기 지방재정투자심사를 거쳐 2027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방침을 세우고 있다.
‘성성아트센터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시는 최근 세부운영계획 수립 관련한 용역을 마친 상태다. 하반기 타당성 조사를 의뢰할 예정으로, 2031년 2분기 개관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추진 중이다. 내년 중앙투자심사에 도전한다는 계획 아래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시립미술관 (이전)건립’도 있다. 성성호수공원에 지어질 시립미술관 건립은 2032년 준공 예정이다. 연면적 2만 8813㎡ 규모로 전해진다.
시는 시립미술관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기준으로 사업비가 1970억 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장의 비용 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또 시가 이미 부담하고 있는 두정도서관과 천안예술의전당 등 6개의 BTL 사업이 2029년부터 지급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화예술 시설에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두고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시의 재정 건전성을 크게 압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시가 급성장한 2000년대 초반 지어진 행정 건물들의 유지 보수비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새롭게 발생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벅찬 가운데 고정 지출 비용 증가는 시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게다가 BTL 방식의 사업 추진을 놓고 내부적으로 예산부서와의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도로 의회 동의도 받아야 한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셈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일단 시립미술관의 경우 BTL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한 번에 많은 사업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