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경 공채 대변화]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김필승 대전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세계적 추세 맞지만, 생물학적 차이 인정할 기준도 필요


"남녀 통합채용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통합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제도의 확대 자체는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결정이다. 다만 변경되는 순환식 체력검사는 기준이 다소 낮다고 판단된다. 정해진 시간 내 합격하면 25점이 일괄로 주어지는데, 여기서 갈등이 발생한다. 때문에 기록별 점수 기준을 마련하거나 생물학적 특성을 반영한 기초 체력 항목을 추가해 점수를 나누는 것을 제안한다. 또 '방아쇠 당기기'는 우리나라 치안 상황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구조하기'도 끈을 잡고 인형을 움직이는 시험인데, 사람이 쓰러지면 각자 구조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더 적합한 방향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진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통합채용은 성차별 해소 위한 올바른 방향…결과 통한 제도 개선 필요

"이번 순경 공채 통합채용 확대는 공정성과 성차별 해소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제도적 진전이다. 기존의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같은 체력검사 방식은 수험생들이 준비 과정에 다치는 경우도 많았는데, 실제 현장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순환식 방식으로 바뀐 것은 현장 적응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 여성 수험생이 필기에서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체력에서는 남성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므로 전체 성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제도 시행이 처음인 만큼,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면밀한 모니터링과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행 후 나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황영구 대전중앙경찰학원 교수

◆ 장기적으로 여경 증가…현장 상황 고려한 배치 전략 마련해야

"성평등이라는 대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경찰은 단순한 일반직 공무원이 아니다. 강력범죄나 위기 상황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최전선에 있는 직업이다. 여경은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같은 사건에서 뛰어난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살인, 강도, 마약처럼 물리적 제압이 필요한 범죄에까지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건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 될 수 있다. 필기시험에서 여성이 높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고, 체력검사가 ‘합·불합’ 방식으로 단순화되면 여성 합격률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있다. 지금처럼 제도를 전면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여경 비율이 급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실무 대응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 여경을 늘리는 건 필요하지만, 그만큼 직무별 물리력 요구, 조직 균형, 현장 상황을 고려한 정교한 기준과 배치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좋은 정책도 준비 없이 시행하면 오히려 국민 안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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