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청소년 진로축제 ‘드림페스타’ 호응
직업 체험·유튜버 토크 등 참여 열기로 가득

▲코딩 체험 부스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모니터 앞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있다. 익숙지 않은 키보드 소리 속에서 꿈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
▲코딩 체험 부스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모니터 앞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있다. 익숙지 않은 키보드 소리 속에서 꿈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학생들이 전통 악기 가야금을 연주하며 우아한 선율로 축제의 분위기를 물들이고 있다. 사진=김흥준 기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학생들이 전통 악기 가야금을 연주하며 우아한 선율로 축제의 분위기를 물들이고 있다. 사진=김흥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꿈이 뭔지 아직 잘 몰라요. 근데 오늘,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조심스레 꺼낸 한 중학생의 말은,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이 축제를 잘 설명해준다.

29일, 계룡시 청소년별마루센터에서 열린 ‘별 잡(JOB)아라! 드림페스타!’는 이름 그대로, 청소년들이 ‘별’을 향해 ‘직업(Job)’이라는 이름의 사다리를 타고 한 걸음 더 올라서는 시간이었다.

계룡시와 논산계룡교육지원청이 공동 주최하고, 계룡시 청소년별마루센터가 주관한 이번 진로 축제는 지역 청소년 580여 명이 참석하고, 9개 기관과 학교가 참여한 대규모 진로 행사로, 무더운 초여름 날씨 속에서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청소년별마루센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기는 건 아이들의 웃음소리였다. 한 손엔 체험 부스에서 받은 소품을 들고, 다른 손으론 친구와 어깨동무를 한 채 돌아다니는 모습이 축제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말해준다. 센터 내부와 외부를 가득 채운 18개의 체험 부스는, 마치 ‘직업 백화점’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구급차에 올라 응급처치를 배우는 학생, 간호사의 복장을 하고 주사 모형을 들고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 학생, 심지어 AI 개발 부스에선 직접 프로그램 코딩을 시도하며 몰입한 표정이 눈에 띄었다.

“직업은 그냥 커서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직접 체험해보니까,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조금 알겠어요.”

고등학교 1학년 김다은 양의 말은 이 축제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음을 말해준다.

행사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은 단연 유튜버 허성범(활동명 ‘허팝’)이 함께한 진로 토크 콘서트였다. 2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허성범은, 단순한 유명인 이상의 존재였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던 시절, 매일 혼자 영상을 찍고 편집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그의 진솔한 고백에, 한 청소년이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나도 언젠가 내 이름을 걸고 무언가 하고 싶어요. 오늘 그 길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콘서트가 끝나고 나온 한 학생의 말엔, 단순한 팬심을 넘어 자신을 발견한 감동이 묻어났다.

사전 예약이 100% 조기 마감될 정도로 큰 관심을 끈 이번 콘서트는, 청소년들이 꿈꾸는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실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센터 중앙엔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었다. 각자의 진로를 상징하는 모형 소품을 들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 친구와 손을 맞잡고 “나중에 우리 여기 다시 보러 오자”고 말하는 목소리는 여운을 남겼다.

또한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한 댄스, 밴드 공연은 진로뿐만 아니라 자기 표현의 장이었다. 무대 위에서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던 한 소녀는, 노래가 끝난 후엔 관객의 박수 속에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

“오늘 하루가 너무 특별해서, 그냥 잊고 싶지 않아요. 꿈이란 말이 처음으로 진짜 내 얘기 같았어요.”

이응우 계룡시장은 현장을 찾아 “이번 축제가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발견하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교육기관이 협력해 청소년 진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이번 축제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닌, 학교-지역-기관이 함께 기획하고 운영한 ‘공동의 미래 프로젝트’였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청소년의 언어로 다가가고,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돕는 데 집중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축제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한 학생은 말했다.

“오늘 체험했던 것, 들었던 이야기, 사진 찍었던 순간들… 전부 다 꿈의 일부가 될 거예요.”

계룡시 청소년 진로 축제 ‘드림페스타’는 단지 직업을 소개한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만나고, 꿈이라는 단어를 삶의 언어로 새기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이 작은 도시에서 시작해 누군가의 내일을 밝히는 별이 될 것이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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