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韓, 빈손회동… 험한 말 주고 받아
김문수 “꽃가마 태워줘야 하냐” 저격
한덕수 “사실 아닌 것 말해 예의 없어”
당 지도부 김 후보에 ‘한심·비열’ 막말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가 양보 없는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면서 본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둔 국민의힘의 대선 ‘스텝’이 꼬이고 있다.
양측 후보 간 정면충돌은 물론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사이 갈등도 격화되며 단일화 파열음이 ‘막장’ 수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 국민의힘을 상대로 대통령후보자 지위인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사실상 ‘사법리스크’ 족쇄를 벗어던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경청투어에 이어 경제5단체 대표들을 만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선대위조차 출범시키지 못한 국민의힘은 마음만 더 급해지게 됐다.
전날 첫 단일화 회동에서 합의 없이 입장차만 확인한 김·한 양 후보는 8일 다시 만났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양측 후보가 이날 오전 토론회 발언과 입장문 등을 통해 험한 말까지 주고받으면서 분위기가 한층 험악해지고 있다.
김 후보는 11일까지 단일화한다는 당의 로드맵에 맞서 ‘14일 토론·15∼16일 여론조사’를 역제안하며 본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또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겠다는 것인가", "정체가 뭔가"라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거판에 들어와서 며칠 만에 그만두셨다"면서 "이 판은 난장판이다. 이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분이 무도한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이긴다는 보장이 있다면 제가 업고라도 모셔 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후보 역시 ‘예의’를 거론하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경북 구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한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자꾸 사실이 아닌 것을 말씀한다"면서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는 당 지도부와 이에 반발하는 김 후보 간 갈등도 갈수록 격해지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를 향해 당무 우선권 발동을 선언하고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 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면서 "지금 진행되는 강제 단일화는 강제적 후보 교체이자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기 때문에 법적 분쟁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 우선권을 발동한다. 현시점부터 당 지도부의 강압적 단일화 요구를 중단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등 김 후보 발언에 대해 ‘한심’, ‘비열’ 등 격한 말들을 쏟아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하라는 당원들의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면서 "정말 한심한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 역시 "오늘 저녁 예정된 김 후보와 한 후보의 회동도 비열한 시간 끌기 회동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회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