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올 시즌 전망은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대전 체육계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18년 만에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섰고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역시 K리그1 1위를 굳건히 지키며 무서운 기세로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를 기점으로 강력한 마운드와 안정된 수비, 집중력 있는 경기 운영을 통해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전하나 또한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한 팀 리빌딩 이후 골 결정력과 조직력이 살아나 완성도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 ‘만년 하위권’이라는 꼬리표에 시달렸던 두 팀이 나란히 리그 정상에 우뚝 서면서 대전 시민의 자부심도 덩달아 높아진 지금, 충청투데이는 각 스포츠 분야 전문가의 냉철한 분석을 바탕으로 대전 연고 프로스포츠팀이 올 시즌 어떤 결말을 써 내려갈지 그 미래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박용택 KBS N·KBS N SPORTS 해설위원
박용택 KBS N·KBS N SPORTS 해설위원

박용택 KBS N·KBS N SPORTS 야구 해설위원 “개막 전부터 예견된 상승세… 타선 역할 중요한 시점”

“시즌 개막 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화 투수력이 확실히 좋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실제 시즌에서도 선발진이 좋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수력으로 연승하고 있다고 볼 정도다. 선발은 워낙 좋은 구성이고 불펜 쪽이 조금 약했는데 최근 마무리 김서현이 안정적으로 잘해주면서 선발, 불펜 모두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잘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 돌아온 류현진이 올 시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문동주 또한 제 역할을 다 해내고 있다. FA로 영입한 엄상백도 마찬가지다. 현재 10개 구단 중 마운드 구성은 한화가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투수력뿐 아니라 수비력도 훌륭하다. 심우준·황영묵 키스톤 콤비의 수비는 강점으로 꼽을 정도다. 두 선수가 중간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니 전체적으로 실책이 줄고, 흐름도 끊기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졌다. 지금보다 투수력이 떨어질 순 있어도 더 좋아지긴 어렵다. 앞으로는 타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타자들의 활약이 더 올라와야 한다. 지금의 타선은 상위권이라고 보기엔 아직 부족하다. 외국인 타자 교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시점이다. 팬들이 원하는 성적을 내려면 기존에 있던 타자도 분발해야 한다. 그래도 큰 부상이 없다면 포스트시즌은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만정 MBC SPORTS+ 해설위원
한만정 MBC SPORTS+ 해설위원

한만정 MBC SPORTS+ 야구 해설위원 “선수 관리가 관건… 부상 없다면 우승 기대도”

“지금 한화는 팀 전체 전력이 플러스 방향으로 명확하게 움직이고 있다. 매 시즌을 시작할 때 전력이 나아졌는가, 나빠졌는가를 먼저 보는데 올해 한화는 플러스 요인이 확실히 많다. 가장 큰 건 역시 류현진의 복귀고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성공적으로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노시환이 본인의 타격감을 되찾았고, 채은성이 중심타자로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황영묵이다. 예전에는 아쉬운 모습도 있었지만 여러 경험을 통해 ‘이제 야구를 알고 한다’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눈물밥도 많이 먹고 아픈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걸 이겨낸, 허슬 플레이로 팀에 큰 활력을 주고 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몫을 해주는 선수가 있다는 게 한화에는 정말 큰 의미다. 팀을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은 투수력·타력·주력 모두 삼위일체가 이뤄졌다고 느껴진다. 이제 중요한 건 부상 관리다. 팀이 잘 나가면 선수들이 힘들어도 참고 ‘1위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100%가 아닌 120~130%의 힘을 쓴다. 그게 누적되면 결국 부상으로 이어진다. 쌓아온 걸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지금처럼 감독과 코치진이 선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신경 써야 한다. 현재 한화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게 약점이다. 결정적 순간에 오버플레이나 실수가 나올 수 있어 경험적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시즌 내 부상만 없다면 좋은 성적은 확실한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의 경험, 양상문 투수코치의 조율 능력까지 더해져 꿈꿔왔던 우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길 KBS N SPORTS 해설위원
김대길 KBS N SPORTS 해설위원

김대길 KBS N SPORTS 축구 해설위원 “대전하나는 조직적으로 잘 짜여진 팀…고비 잘 넘기면 우승”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올 시즌은 원팀이 된 것과 그렇지 못한 점의 차이가 있다. 지난 시즌 대전하나에는 다양한 선수들이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들을 기용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또 K리그2 시절과 달리, K리그1에서는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나타났다. 황선홍 감독이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본인 축구 색깔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팀 리빌딩을 진행했다. 그중 주민규를 영입한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팀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동료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결정타가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 그런 점이 부족하다면 팀이 고전하게 되는데, 주민규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다. 현재 대전하나는 주민규에게 득점이 몰려있다. 대전하나의 약점이라고 한다면 주민규가 막혔을 때, 다른 선수들에게서 득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구텍, 마사, 최건주 등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주민규와 비교했을 때 득점력이 약하다. 상대 팀은 주민규를 고립시키면 실점할 확률이 낮겠다고 판단하고 주민규에 대한 경계가 강해질 것이다. 이번에 4명의 선수가 김천 상무로 입대하면서 선수 공백이 생겼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필요하다. 현재 스쿼드로 경기를 계속 나오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고 나면 팀의 체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의 기간이 고비다. 그 고비를 잘 넘겨 선수 공백을 메꾸고, 주민규의 역할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대전하나가 파이널A로 가는 것은 확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팀의 전체적인 면을 봤을 때 우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앞서 말한 약점 해소와 과감한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

 

이황재 SBS Sports·Sky Sports 축구 해설위원
이황재 SBS Sports·Sky Sports 축구 해설위원

이황재 SBS Sports·Sky Sports 축구 해설위원 “상승세 계속될 것… 리그 후반부 압박감 극복이 관건”

“대전하나는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졌다. 상승세는 이번 시즌이 아닌 지난 시즌 하반기부터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지난 시즌은 최전방의 득점 능력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올 시즌은 주민규 영입으로 완전히 해소됐다. 시즌 초기까지는 새로 영입된 선수, 특히 주민규가 문전에서 얼마나 폭발력 있는 득점력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주민규는 이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증명해 보였다. 리그에서 8골을 터트렸고 주민규 외에 새로 영입된 선수들까지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전하나는 최근 5경기 동안 3승 2무로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북과의 경기에서 가장 빛났다. 원정 경기였고, 전북이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선수들이 끊임없이 도전해 동점을 만들어냈다. 대전의 힘을 증명해 낸 경기이자 K리그1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이유라고 생각한다. 대전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지만 선두로 계속해서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이른바 승점 6점짜리의 경기에서 승점을 따내는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대전하나의 특별한 단점이 없어 파이널A는 확실히 갈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대전은 상위권 경쟁을 해본 경험이 없는 팀이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선수들이 정신적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심리적인 부분을 잘 해소한다면 우승권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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