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보수 대통령 묘역 참배
국힘, 李 때리기·표심 공략 집중
중도확장 주도권 뺏길까 긴장감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가 첫 날부터 공격적인 중도 확장 행보에 나서면서 아직 경선을 마치지 못한 국민의힘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일극 독재’를 입증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경선 중인 후보들은 저마다 경제와 안보에 집중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이 후보가 예상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중도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경선 후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남아있는 국민의힘은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이 후보는 28일 첫 일정으로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통합을 강조했던 이 후보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 묘역은 물론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했다.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를 통해 중도·보수를 끌어안는 ‘통합’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는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아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후보는 이날 보수 대통령 묘역 참배를 통해 대통령의 제1과제로 꼽은 ‘국민통합’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또 이날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키로 했다며 중도 확장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윤 장관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 정무비서관과 청와대 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등 다양한 직책을 경험한 인물이다.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박근혜 전 대통령, 안철수 후보, 문재인 대통령을 지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중도 확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길까 긴장하면서도 이 후보와 민주당 ‘때리기’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전날 89.7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후보로 확정된 것을 놓고 "민주당이 이재명 일극 독재 정당임을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또 ‘조선노동당에서 볼 수 있는 득표율’, ‘총통 추대식’ 등 거친 말들이 쏟아졌다.
‘2강’ 압축을 앞두고 있는 경선 주자들 역시 경제와 안보 행보에 집중하면서도 이 후보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김문수 후보는 "히틀러도 과반의 득표를 한 적이 없다. 민주당에 ‘민주’라는 이름의 가면을 찢고 싶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후보는 개인 SNS를 통해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면 정말 북한식 조선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후보 캠프는 논평을 통해 "‘어대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부끄러운 ‘추대식’"이라고 폄하했다.
다만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은 이날 2차 경선 투표 마지막 날을 맞아 경제 및 안보에 집중하며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하며 민생·경제 문제에 대응할 적임자임을 강조했고 안철수 후보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서해수호 영웅 묘소 등을 참배했다.
한동훈 후보는 충남 아산 현충사를 참배한 후 핵추진잠수함 및 핵 잠재력 확보, 대통령실 방위산업비서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국방정책을 발표했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