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충청권 주자 출마 필요성 강하게 어필
金, 국가비전 제시 등 정치적 메시지 부각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오는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전국 광역단체장들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5면

특히 지역 출신 대권 주자 탄생을 통한 충청권의 정치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는데, 정치적 변방에서 주류로 나아가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9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아직까지 조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열어둔 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충청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주장해 온 이 시장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열흘 내 결정하겠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충청권 주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온데다 김 지사의 불출마 시 본인이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과거 충청 기반 정당 창당 가능성까지 언급했던 이 시장은 정치적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지사도 조기 대선 도전 여부를 두고 막바지 고심 중인 분위기다. 그는 3·1절 기념사에서 "충청이 하나 되는 길에 제 몸을 던지겠다"면서 국가 대전환을 위한 개헌 및 행정통합을 제안하며 국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지역 현안 차원을 넘어선 발언인데, 지역 정가에서는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또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충청 출신 유력 주자가 전무하다는 점 때문에 이들의 출마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충청의 아들’을 자처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충청 인재 중용이나 지역 현안 해결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해 지역 내 실망감이 적지 않은 만큼 충청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도 모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충청 정치가 더 이상 주변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정치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지역 출신 대권 주자의 등장이 필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된다. 탄핵 정국의 여파로 전국이 정치적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광역단체장의 대권 도전이 행정 공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행법상 당내 경선 참여는 가능하지만 본선 출마를 위해선 내달 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며 "다만 경선에 나설 경우에도 시정·도정 운영에 다소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조만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며,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는 9일 인천공항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돌입했다.

이심건 기자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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