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학급 줄이려다 되레 거대화 부작용
혜광 37학급·가원 49학급·해든 43학급

충청권 특수학교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권 특수학교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특수학급 증설로 특수교육기관 과밀학급은 줄었지만, 특수학교는 외려 ‘거대화’에 시달리고 있다.

교실이 없어 특별실을 없애는 등 일반적인 교육환경 보장이 어렵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특수교육 수요에 발맞춰 특수학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교육부가 발표한 ‘올해 1학기 전국 특수학교 및 일반학교 특수학급의 과밀학급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평균 과밀학급이 지난해 10.1%에서 3.8%로 줄었다. 충청권도 대전 6.3%, 세종 7.7%, 충북2.7%, 충남4.5% 등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교육부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특수학급 804개를 신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밀학급은 법정 인원을 초과한 학급으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특수학급당 학생 수를 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교실 증설로 일반학교 특수학급 과밀현상은 일부 해소됐지만 특수학교는 오히려 거대해져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대전 공·사립 특수학교 6곳 중 대전혜광학교·대전가원학교·대전해든학교 등 3곳은 거대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혜광학교는 37학급(241명), 가원학교는 49학급(317명), 해든학교는 43학급(225명)을 관리하고 있다.

3곳 모두 34학급(200명 내외)을 기준으로 개교했으며 실제 개교 당시 편성 학급은 가원 24학급·해든 21학급·혜광 19학급이다.

개교 계획보다 최소 3~15학급, 실제 운영 학급도 2~3배 증가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특수학교 관계자는 "늘어나는 학생 수에 맞춰 특수학급을 증설하다 보니 교실이 부족해졌다"며 "과학실, 미술실 등 특별실을 없애고 그 공간을 개조해 교실로 사용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과정 운영과 문제행동 중재를 위해 필요한 심리안정실 등 특별실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학습 질이 떨어지게 됐다"며 "건물 안정성도 위협받고 구성원 업무효율도 낮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교육부 ‘특수교육 통계’에서도 특수교육대상자뿐만 아니라 충청권 특수학교 재학생 역시 2021년 3629명, 2022년 3859명, 2023년 4077명, 지난해 4297명 등 꾸준히 증가세다.

반면 특수학교는 대전 6곳, 세종 2곳, 충남 10곳, 충북 11곳 등 29곳으로 3년 전인 2021년보다 5곳 늘었지만 학생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한만승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교육에서 기준을 정했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인원이 되면 교육이 잘되지 않을 거란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며 "학교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단설 특수학교를 만드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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