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태안서 조운선 ‘마도4호선’ 개수제
내부 도자류 등 발견… 고선박 추가로 나올수도
올해 발굴 10주년 맞아 14차례 걸쳐 선체 인양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기록으로만 전해 오던 조선시대 곡물 운반선을 600여년 바다에서 꺼내 올린다.
8일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발굴조사의 안전과 풍성한 조사 성과를 기원하는 개수제를 시작으로 충남 태안군 마도 인근 해역에서 ‘마도4호선’ 인양에 착수했다.
2015년 발굴조사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마도4호선은 조선시대에 세금으로 거둬들인 곡물 등을 운반하는 조운선이다. 1417~1425년경 전라도 나주지역에서 수도 한양의 광흥창(관료의 녹봉을 담당하던 관청)까지 공물을 싣고 항해하던 중 태안해역에서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배 안에선 광흥창이 적힌 목간과 내섬(조선시대 궁과 전에 올리는 공물이나 2품 이상 관리에게 주는 음식 등을 담당하던 기관)이 적힌 분청사기, 다량의 곡물 등이 발견됐다.
역사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조선시대 조운선의 실체가 처음으로 확인됐지만, 그동안 선체 내부만 조사가 이뤄졌을 뿐 인양되지 못한 채 계속 바다에 잠들어 있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올해 마도4호선 발굴 10주년을 맞아 총 14차수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신체 인양에 나서기로 했다.
인양된 선체는 국립태양해양유물전시관에서 보존처리될 예정이며, 연구소는 인양 후 주변 지점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태안 마도 인근 해역은 고려·조선시대 충청 이남 지역에서 거둔 세곡 및 공납품을 싣고 개경이나 한양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주요 교통로였다.
물길이 험해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렸을 만큼 해난사고가 잦았고, 조선왕조실록은 1392~1455년 약 60여년 동안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태안 안흥량(난행량의 이후 명칭)에서 침몰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연구소는 2008~2023년 마도 인근 해역에서 총 10차례의 수중발굴조사로 4척의 고선박(고려시대 3척, 조선 선박 1척)과 자기류, 목간 등을 비롯한 다량의 삼국~조선시대 유물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해 태안 마도 인근 해역 수중유산 탐사에서 고선박 선체편과 다양한 도자류가 발견된 만큼 고선박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유물집중매장지점에 대한 시·발굴조사와 탐사도 광범위하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