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청년 교류 프로그램 첫선
88명 모집에 888명 몰리며 인기
취미, mbti 및 공연보며 대화나눠
연애 매칭 이상 청년 네트워크로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몇 시간 전만 해도 어색했는데, 지금은 손을 잡고 있네요”
26일 저녁 대전신세계 아쿠아리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청춘남녀 8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설렘 가득한 긴장감 속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녀 4명씩 8명이 한 조를 이뤄 테이블에 앉았다.
참가자들은 랜덤으로 부여된 번호와 함께 취미, MBTI가 적힌 명찰을 목에 걸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화려한 케이터링이 마련됐다.
SNS를 통해 행사를 접한 30대 직장인 영수(가명) 씨는 “타지에서 내려와서 새로운 인연이나 친구를 알고 싶은 마음에서 신청하게 됐다. 물론 이왕이면 인연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20대 공무원 영숙(가명) 씨는 “공문이 내려왔는데 옆에 직원분이 적극 추천했다. 오늘 꼭 매칭돼서 함께 벚꽃 데이트를 가는 것이 목표다”고 의지를 내세웠다.
본격적인 행사는 화려한 수중발레 공연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여기에 사회자 재치 있는 진행과 즉석 퀴즈가 더해져 곳곳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앞서 행사 전, 대전시는 참가자들의 MBTI를 수집해 외향(E)과 내향(I) 성향이 골고루 섞이도록 테이블을 구성했다.
이 덕분인지 어색할 것 같다는 걱정과 달리 대화는 자연스러웠고, 작은 이야기에도 ‘까르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옥순(가명) 씨는 “질문지에 MBTI랑 취미를 적는 곳이 있어서 적어냈는데, 이름표에 인쇄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있다. 사소한 배려와 디테일에 감탄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날은 대전시가 주최한 청년 교류 프로그램 ‘연(連) In 대전)’의 첫 번째 현장이었다.
‘연결된 인연으로 대전으로 들어오고(In), 대전人으로 정착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은 이번 행사는 시작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첫 모집에 무려 888명의 신청자가 몰렸을 정도다.
기존의 소개팅이나 직군별 매칭 프로그램과 달리, ‘연(連) In 대전)’은 자연스러운 교류와 공감 중심의 만남을 지향한다. 대전시는 참가자의 직업이나 배경에 제한을 두지 않고 공무원, 대기업 종사자, 자영업자, 프리랜서, 취업 준비생까지 다양한 청년층을 랜덤으로 선발해 80명을 구성했다.
단순한 연애 상대 매칭이 아닌, 지역 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는 참가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향후 구성과 매칭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문화예술, 야구 관람, 산책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대전청년내일재단 권형례 대표는 “청년들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대전을 역동적인 청년 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