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본부 금산지사 이상문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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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본부 금산지사 이상문 부장

[충청투데이 이상문 기자] 금산수삼센터의 비자금 로비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단순 헤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수삼센터의 비자금 통장의 실체는 회계처리상 애매한 잡수익을 모아 놓은 통장으로 매년 5백만원 정도를 적립해 해당 년도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잡수익은 수삼센터 내에서 인삼 거래 시 중량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규격 박스와 비닐봉지를 사용하는데, 박스 제작업자가 수삼센터에 박스를 납품할 때 불량을 대비해 덤으로 주는 여분의 박스를 판매한 대금을 모아 놓은 것으로 이 비자금통장은 수삼센터에서는 ‘덤’통장으로 불리운다.

기자가 제공받은 박스내역서라는 장부에는 덤으로 입고된 박스와 불량박스 교환 등이 2012년부터 빼곡히 기록돼 있다.

또한 비밀스런 비자금 장부가 아니고 회사 임원과 직원들 그리고 주주들도 알고 있는 통장으로 회사의 시설•장비수리, 경조사비, 방문자 선물, 직원회식, 지역내 행사후원 등으로 10여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임원들과 상의해서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전임 수삼센터 대표의 말을 빌리면 20년 전에 이 통장이 만들어 진 것 같은데 전임 수삼센터 대표들이 관행적으로 사용을 해왔기에 그냥 두었고, 자금의 대부분은 회사내 시설유지관리비에 사용해 왔기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덤 통장에서 지출된 금산군수 간담회 식사비와 충남도의원에게 제공한 센터방문 선물이 김영란법 위반여부도 정작 당사자들은 억울해 하고 있다.

군관계자는 지역의 수삼유통의 핵심기업에서 간담회를 요청해 식당에서 20여분 대화하고 식사만 하고 다른 일정이 있어 급하게 자리를 떠났으며, 그 뒤 그분들이 자리를 계속했는지 여부와 식사대금이 얼마인지 모른다고 설명하며 접대를 받은 것으로 묘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김복만 충남도의원도 억울하기는 매 한가지다. 금산이 고향이라 인삼을 너무 흔하게 봐왔고 인삼이 몸에 맞지 않아 평소에도 인삼을 먹지 않아 줘도 받지도 않았으며, 수삼센터 방문시 받은 선물은 일행들 중에 나를 대표로 장부에 이름을 기재한 것 같다며, 명절에 수삼센터에서 인삼제품 하나가 택배로 온 것이 전부이며 김영란법위반 여부는 확인해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수삼센터에서 ‘덤’ 통장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최근 수삼센터 대표를 선출하는 이사회가 있었고, 덤 통장사용내역이 대표선출과정에서 선거운동자료로 사용돼면서 부터다.

이 과정에서 불법선거운동이 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고, 그동안 이사나 감사들이 ‘덤’통장 내용을 알고 있었다면 법률적 책임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어찌됐든 덤으로 받은 박스를 공식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용한 것에 대한 비난은 면하지 못할 듯하다. 이번일로 엉뚱하게 불똥이 튄 인삼산업 발전을 위해 고심하고 발로 뛰는 지역의 선량들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며, 조속히 인삼유통의 투명성 확보와 발전을 위한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상문 기자 wing753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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