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순 제천시청 건설과장
32년 정진야간학교 교장·교사활동
804명 검정고시 합격 못배운 한 풀어
국민 추천 포상 국무총리 표창받아
청렴·업무 능력면에서도 탁월 정평
시청 공무원인 딸도 아버지 뒤이어
“학생들과 보내는 시간 가장 행복”
[충청투데이 이대현 기자] "힘들 때도 많지만 학생들 앞에 서면 늘 행복합니다."
32년 간 낮에는 공무원으로, 밤에는 야간학교 교장이자 교사로서 ‘1인 3역’을 소화하며 배움이 절실한 소외계층에게 배움을 베푼 공무원이 있다.
주인공은 김창순 제천시청 건설과장.
그는 지난 14일 서울 피스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14기 국민 추천 포상 수여식’에서 이런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숨은 공로자를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투표해 뽑는 방식이라 더욱 의미 있는 상이다.
이런 데다 김 과장은 이번에 일반 공무원으로서는 유일하게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17일 제천시에 따르면 김 과장은 공직 입문 후 지금까지 32년간 지역 유일의 야간학교인 ‘정진야간학교’의 교장이자 교사로서 헌신했다.
김 과장이 지금까지 가르친 학생은 무려 1770여명에 달한다.
학생 대부분은 가정 형편 등 이유로 정규 교육의 기회를 놓치거나 배움이 절실한 소외계층이다.
이들 중 804명의 졸업생이 검정고시에 합격에 못 배운 한을 풀었다.
김 과장은 지역에선 ‘부녀 야학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김 과장의 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천시청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정진야간 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런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영은 여전히 팍팍하다고 토로한다.
김 과장은 "매월 사비를 털어 운영비를 지원하지만 어려움이 많고, 야간학교를 모르는 시민들도 여전하다"며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밝아질 수 있게 힘을 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의 지역 사회 공헌은 ‘지식 나눔’ 뿐 아니라 노력 봉사와 기부로도 이어진다.
전국 최초로 결성된 공직자 봉사단체인 ‘제천시청 적십자봉사회’ 회장을 맡은 그는 주말이면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노력 봉사에 팔을 걷고 나선다.
그것도 모자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천시인재육성재단 등 5개 기관에 매월 일정 금액을 월급에서 떼 기부하는 등 평소에도 꾸준하게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청렴과 업무 능력 면에서도 탁월하단 평이 높다.
그는 지금까지 제천시장 표창(2회), 도지사 표창(3회), 장관 표창(4회), 제천 3산업단지 조기 착공 유공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들이 꿈꾸는 최고의 영예인 ‘청백봉사상’을 받은 시청의 ‘롤 모델’이다.
김 과장은 "퇴근 후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습관처럼 저녁을 거르고 수업 해야 했고, 몸이 아무리 아프고 지쳐도 수업을 빠뜨릴 수 없었던 건 마냥 기다리고 있을 학생들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