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 달콤한 유혹]
대전권 19~24세 14.2% "빚 있어" 응답
10명 중 3명 부채원인 '레버리지 투자'
여력 없는 자본금 가지고 하는 게 문제

한 식당가에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식당가에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빚을 내서 주식과 부동산, 가상자산 등 재테크에 투자하는 대전지역 20대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0대 초반 사회초년생과 학생들의 ‘빚투’(빚 내서 투자) 비중이 크게 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6일 대전지역 사회조사(전체 5000가구 대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대전지역 20대는 18.9% 수준으로 전년(21.6%)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와 함께 학생 신분을 기준으로도 9.3%가 빚이 있다고 응답, 전년(12%)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부채를 짊어지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재테크가 빚의 주된 이유인 20대 채무자 비중은 2020년 3%대에서 2022년 10%대까지 증가했다.

이어 2023년에는 8.8%로 한풀 꺾였다가 지난해 14.7%를 기록, 역대 최대치로 올라섰다.

특히 20대 초반과 학생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대전지역 19~24세 가운데 빚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14.2%, 이 가운데 무려 31.7%가 재테크를 위해 빚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학생 신분의 경우 9.3%가 빚이 있고, 이 가운데 30%의 부채 원인이 재테크로 파악됐다.

부채가 있는 대전지역 20대 초반과 학생 10명 중 3명은 레버리지 투자(Leverage·차입금 등 타인 자본을 활용한 투자)를 목적으로 빚을 낸 셈이다.

특히 사회조사에서 대전 학생들이 빚을 진 이유로 재테크를 지목한 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가상자산 등 시장 확대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들이 빚을 내 투자를 한 데서 그치지 않고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부채가 급증했다고 응답한 19~24세는 19.8%로 전연령대(5세별 기준 모두 3% 이하)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생 역시 30%가 ‘부채가 크게 증가했다’고 응답, 직업별(모두 5% 이하) 조사에서 가장 큰 응답 비율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등에서는 이러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를 개인의 자유로 보는 시각이 짙다.

다만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전무한 사회초년생, 학생 등 신분에서의 레버리지 투자는 경계할 대상으로 지목된다.

자본금이나 소득 등 여력이나 준비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빚투’로 손실이 날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추가 채무 등으로 인해 파산에 이르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경제관념 없이 빚을 내 투자를 하면 마치 내가 번 돈이 아니라는 사고방식을 갖게 될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에선 성인에 이르기까지 부모나 집안 어른 등 주변에서 이러한 부분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사실상 접할 기회가 드물기 때문에 지속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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