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 달콤한 유혹]
지난해 20대 해외주식 거래 17조 넘어
"모바일 투자라 게임처럼 느끼게 돼"

가상자산(코인), 주식. 아이클릭아트 제공.
가상자산(코인), 주식. 아이클릭아트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빚을 내 주식과 가상자산(코인) 등에 투자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게임처럼 인식돼 현실성을 떨어트리는 모바일 투자 시스템과 코인시장 확산 이후 일확천금을 노리게 된 사회적 현상, 금융교육 부재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된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가상자산에 투자한 20대 이하 연령층은 2022년 하반기 130만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144만명으로, 14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2023년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해외 주식을 거래한 고객 중 20대가 거래 금액 17조 5831억원을 기록, 전연령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국내외 투자 시장에서 활동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경제활동 참여에 일부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문제는 빚을 내 레버리지(Leverage) 투자를 하는 20대 사회초년생과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 여력과 소득 등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태에서 준비 없이 투자시장에 진입, 이후 빚더미를 안게 돼 개인회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부동산시장에선 과거 활황기 ‘영끌’ 투자 이후 집값 하락세를 맞으며 청년층의 부채 확대와 전세금 미반환 사고, 임의경매 속출 사태 등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최근에는 주식과 코인 등으로도 청년층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지속적으로 몰리며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금융·경제교육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사실상 정규교육 내에선 금융 관련 교육이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에 진입해 직접 부딪히기 전까지 경제적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한 청년층이 상당하는 지적이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교육 없인 앞으로도 많은 청년들이 직접 사회에 나와 비싼 수업료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청년층의 막대한 채무 문제는 소비시장 위축이나 생산성 하락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나 간편한 비상금 대출 등으로 인해 빚을 내더라도 현실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한때 코인 가격 의 급등 이후 만연하게 된 청년층의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 문화도 문제로 거론된다.

최환희 청년금융교육연구소 대표는 “게임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MTS를 통해 손쉽게 투자를 하다보니 현실과 구분이 명확히 되지 않는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된다”며 “특히 빚을 져서 한 경우에는 노력해서 얻은 돈이 아니기에 게임머니처럼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층 사다리를 넘어갈 수 있는 수단이 전무해진 것이 요즘 사회인데, 이것에 대한 청년들의 욕구가 채무 급증과 투자, 도박으로 번지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투자 정보는 흘러 넘치지만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하는 곳은 턱없이 부족한데, 고등학생부터는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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