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기대선 염두에 둔 신경전
與 “이재명 세 번째 거짓말” 비판
野 “민주당 경제중심 정당” 강조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래픽=김연아 기자.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법에 이어 상속세법 문제를 거론하는 등 ‘경제 정당’ 띄우기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가짜 우클릭’이라고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중도층 공략을 위한 전략적 ‘우클릭’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고 탄핵 정국에서 주도권을 야권에 내어준 국민의힘은 이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여야의 신경전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경제 정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17일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상속세 개편 발언과 관련해 ‘양치기 이재명’, ‘무책임 정치’ 등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의 반도체 특별법 52시간 예외 적용 등을 언급하며 "상속세 개편과 관련한 가벼운 언사도 마찬가지다. 특유의 무책임 정치가 이번에도 드러났다"고 직격했다.

같은당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지난해 상속세법 개정 불발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양치기 이 대표의 세 번째 거짓말은 상속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정책위의장은 "2월 임시국회에서도 민주당이 상속세법 개정안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면서 "가계와 기업 상속의 부담을 줄여주는 개정안에 대해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언급한 상속세 완화가 조기대선을 염두에 된 ‘우클릭’ 행보라며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가 최근 ‘우클릭’ 법안들을 많이 가지고 나오는데 한 가지라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어렵다"며 "정책이 무슨 아이들 공깃돌 놀이인가"라고 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민주당은 원래 경제중심 정당"이라고 강조하며 경제 정책 주도권 잡기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IT 산업의 기반을 만들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FTA를 통해 대한민국 성장의 기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이 대표의 ‘우클릭’을 공격한 데 따른 방어의 성격이다.

이 대표는 "집값은 오르는데 기준은 유지하니 오히려 세금이 늘어난 셈이 됐다"며 "소득은 늘지 않는데 증세를 당하는 것은 부당하니 고치자는 것 아닌가. 감세를 해주자는 게 아니고 증세를 막자는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우클릭을 한다느니, 자꾸 변한다느니 비판한다"면서 "세상이 바뀌는데 당연히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상황이 바뀌는데도 변하지 않으면 그런 걸 바보라고 한다"고 반격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경제 문제에 있어 자신들이 더 유능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대표는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경제 문제에 관한 한 민주당이 아무리 부족하고 못나도 국민의힘보다는 분명히 낫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지수가 2500에서 겨우 2600대를 턱걸이 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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