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성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원장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부모님이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건강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허리 통증은 흔히 디스크로 오인되지만, 좌골신경통이나 이상근 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허리디스크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탄력을 잃은 디스크(추간판)가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업,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 비만, 나쁜 자세 등으로 인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허리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와 엉치 부위의 통증으로, 심한 경우에는 자세를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이 따르며 다리 저림이나 당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발목이나 발가락의 힘이 약해지고 감각이 무뎌지거나 예민해지는 경우도 있다.
허리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질환 중 하나가 ‘이상근 증후군’이다. 엉덩이 중앙 깊숙이 위치한 이상근이 좌골신경을 압박하면서 엉덩이부터 다리 뒤쪽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이상근이 커지면서 신경을 눌러 증상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엉덩이 통증과 다리 저림이 있으며, 특히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차이점이 있다.
좌골신경통은 척추에서 발끝까지 이어지는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엉덩이와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목까지 통증이 이어지며, 걸을 때나 기침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 좌골신경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상근이 좌골신경을 압박하는 이상근 증후군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좌골신경통 환자는 연간 20만 명 이상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초기에는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 통증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요추 MRI 검사가 필요하다. MRI 검사를 통해 신경이 눌리는 정도를 확인하고, 디스크가 원인이라면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다. 만약 디스크 소견이 없고 엉덩이 부위에 압통이 심하다면 이상근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상근 증후군은 초음파 유도 하에 근육신경 자극 치료를 시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치료 후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종양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고관절 MRI를 추가로 촬영해볼 필요가 있다.
허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오랜 시간 앉아 있는 경우에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발바닥이 바닥에 닿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스트레칭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은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디스크로 단정 짓기보다 척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