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고물가·정치 불안 겹쳐
선물 저가·고가 소비 양극화 뚜렷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경기 불황과 고물가 속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유통업계는 올해 설 명절 경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23일 청주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된 만큼 매출 감소 우려 때문에 판촉 등으로 당겨온 물량이 있기 때문에 설 직전까지 본 판매 매출은 다소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절 시기 대량으로 선물세트를 사가는 큰 손인 건설업체들의 구입 물량이 줄어들고 또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 분야다. 지난달 충북 지역에서만 취업자수가 전년 대비 1만 5000명이나 줄어들었을 정도다. 1월 건설경기실사에서 ‘종합전망지수’도 68.0에 그쳤다.
선물세트별 매출에서는 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은 잘 팔리지만 중간 가격 상품은 매출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속 상대적으로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저가 선물에 손이 가면서 반드시 성의를 표해야 할 일부 대상만 챙기는 ‘선택과 집중’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트렌드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설 명절 소비 인식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응답자의 31.6%가 ‘작년보다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고 ‘지출을 늘릴 계획’이라는 답변은 22.0%에 그쳤다. 지출을 줄이는 이유로는 ‘지속되는 고물가’(58.9%,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고 설 선물 구입 기준으로는 ‘가성비’(68.2%, 복수응답)를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꼽았다.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선물세트 매출이 큰 대형마트와는 달리 제수용품 구매 수요가 많아 설 직전 주말부터 손님이 몰리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명절 분위기가 나고 있지 않다.
이명훈 충북상인연합회장은 "아직은 매출이 오르지 않고 있지만 농산물 환급 할인 행사가 시작되는 오늘(23일)부터 좀 괜찮을 것 같다"면서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어야 되는데 내수 경기가 너무 안 좋고 시국도 안 좋으니 전통시장에 소비자들이 유입할 수 있는 정책이 좀더 나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23~27일 5일간 국산 신선농축산물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제시하면 구매금액에 따라 1만~2만원을 환급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충북에서는 청주 사창시장, 육거리종합시장, 복대가경시장, 북부시장, 충주 자유시장, 무학시장, 영동전통시장 등이 참여한다.
디지털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의 15%를 디지털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환급행사는 지난 10일 시작돼 오는 2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