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상공인 절반이상(55.6%)은 ‘올해의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본 소상공인은 단 5%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소상공인 경영실태조사’에서다. 희망에 부풀어있어야 할 연초에 소상공인들의 얼굴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 종사자 수의 81%를 차지한다. 여기에 딸린 가족까지 감안하면 그 중요성은 엄청 크다.
소상공인들이 올해 경영환경을 부정적으로 예측한데는 정치적 혼란과 무관치 않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힘든 상황에서 12·3계엄사태는 불을 끼얹고 말았다. 이후 여야가 보여주는 행태는 갈수록 가관이다. 민생은 뒷전이고 정권잡기에만 혈안이다.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는 소상공인들이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연말연시 특수를 누려야 할 자영업자들이 특수는커녕 매출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800만 자영업자는 경제를 돌게 하는 실핏줄이다. 어떻게 소상공인들의 기를 살려줄 건가.
소상공인들은 경영부담 가중요인으로 원자재·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에 대한 우려를 가장 먼저 꼽았다. 업주의 입장에서는 재료비가 올랐다고 해서 곧장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 이는 곧 손실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내수부진을 걱정했다. 고금리, 고환율 여파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소비 진작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설 연휴 전날인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내수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작업장으로 파고들어가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즉각 정책에 옮겨주기 바란다. 소상공인들은 금융지원(80.8%), 판로지원(9.9%) 순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소상공인 3명 가운데 1명은 지난해 대출액이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한다. 다른 지역보다 충청권의 대출액 증가(41.0%)가 유독 높게 나타난 이유를 살펴봐야겠다. 대출이 있는 소상공인들이 이자부담(93.7%)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시중은행들은 예대마진으로 배를 불린다. 이자율 경감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