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큰 변화 없지만 상황 예의주시
송년회 많은 12월 외식업계선 줄취소 증가
긴급실태조사서 가게 50% 이상 매출↓ 감지

지난 10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산성시장에서 시민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 접어들면서 지역 유통업계와 소상공인들이 긴장하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최근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까지 겹쳐 올해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12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크리스마스, 연말 등 쇼핑 시즌이 포함된 4분기 매출 규모가 가장 커 다양한 판촉 활동을 펼친다.

그러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우려되면서 유통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올 한 해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침체에 시달려온 유통업계는 연말특수를 통해 반등을 기대했지만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6~8일간 지역 백화점을 비롯해 대형마트에서 큰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안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심리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정치적 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2016년 탄핵 정국 때도 소비 위축으로 업계 실적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백화점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엔 계엄과 탄핵이 매출에 끼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번 주말에도 어떤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포함해 연말까지 미칠 파장을 우려해 정치권 동향에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말 송년회, 회식 등 대목을 맞은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의 근심도 깊어지긴 마찬가지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 따라 단체예약, 송년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다.

특히 공무원들이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공서 일대 식당들이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역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몇몇 기관들과 교류하면서 준비한 큰 송년모임이 있었는데 취소를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며 “계엄사태 바로 다음날이었다 보니 갑작스레 취소하면 식당에도 큰 누를 끼치게 돼 인원을 대폭 축소하고 1차에서 간단하게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식업계 매출 감소는 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날 공개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경기전망 긴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이 최근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일반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50% 이상 방문 고객이 줄었다는 응답이 37.7%를 차지하기도 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예약 취소와 소비위축으로 소상공인이 송년특수 실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과 세제 완화 등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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