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 호텔ICC에서 대전투자금융㈜ 출범식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 제공.
10일 호텔ICC에서 대전투자금융㈜ 출범식이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 제공.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의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정책 확대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창업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 2023년 말 기준 벤처투자사의 80%가 수도권에 있고, 투자금액의 73%가량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이런 구조적 문제 속에서 대전시가 설립한 ‘대전투자금융’이 지역 벤처산업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국 최초 지방정부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은 10일 출범식을 하고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대전투자금융 설립은 단순한 지역 금융기관 설립을 넘어 지방정부 주도의 혁신적인 투자 모델을 제시한다. 대전시가 500억원 자본금을 100% 출자하고 민간투자 방식으로 1000억원대 모펀드 자금을 조성한다. 오는 2028년 3000억원, 2030년까지 5000억원에 이르는 운용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마친 대전투자금융은 지역 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 국내 유일의 첨단 과학기술 요체인 대덕특구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전투자금융의 본격 출범은 단순히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지원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를 받기 어려워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기업과 인력을 지역에 머물게 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번 대전투자금융이 이장우 대전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기업금융 중심 지역은행 설립’ 계획과 연계되면 대전의 산업은행으로 진화해 더욱 견고한 지역경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대전투자금융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벤처를 창업하거나 기업을 운영하기 좋은 도시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이전해도 투자나 기업 운영에 애로가 없어야 한다. 대전투자금융이 민간자본 유치의 지속성, 장기적인 운영을 위한 성과 창출 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향후 대전투자금융이 지역 벤처기업들의 성장과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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