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숙 영동군청 행정과 민원협력팀장
태어나서 처음 맞아보는 눈이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만지다가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는 것이다.
영동의 어디에서도 외국인을 종종 볼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인 듯하다.
영동군은 포도, 복숭아, 사과, 배 등 농민 대다수가 일손이 많이 필요한 과수 농업 중심의 전형적인 농업군이다.
농업인구 비율이 높고, 농가의 45%가 65세 이상으로 고령층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당연히 고령화로 인해 인력이 부족하고, 높은 인건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외국인 근로자에게 눈을 돌리게 되었고,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확보가 부족한 농촌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대두됐다.
지난 2008년 국내 외국공무원 초청연수 프로그램에 따라 필리핀 두마게티시의 한 공무원이 영동군에서 연수를 하게 되었다. 이것이 마중물이 되어 지금 영동군에 계절근로자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2009년 양 도시는 자매결연을 하고 우애를 쌓기 시작했다. 13년 후인 2022년 계절근로자 초청 협약을 하고 두마게티시 공무원과 함께 최초로 38명의 계절근로자가 영동을 찾아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큰 도움을 줬다.
그동안 양 도시는 계절근로자의 안정적 근로와 정착을 위해 신뢰 기반의 돈독한 우호 관계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다. 영동군은 계절근로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고용한 농가주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 금지교육을 실시하고,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통역 전담요원을 배치했다. 전국 최초로 외국인 근로자의 숙소를 리모델링해 안락하고 위생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근로자의 만족도를 높여 2022년 근로자의 100%가 이듬해 재신청해 영동을 다시 찾았다. 2023년 입국 근로자가 2배 이상으로 늘었음에도 단 한 명의 이탈자 없이 무사히 근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전국 우수사례로 꼽혔다.
영동군은 해외 자매도시와 손잡고 성공적인 계절근로자 초청제도를 운영해 일손 부족을 해결하였고 계절근로자의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과수원에서나 여느 식당에서나 외국인 근로자들과 농부가 서툰 영어로 대화하며 가족처럼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게 되었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계절근로자 초청제도를 운영해온 영동군의 역량은 앞으로도 훌륭한 영동의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국경을 넘어 이웃과 함께하는 영동, 행복한 상상이 실현되는 영동을 꿈꿔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