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
충청권 내 아동학대 2020년 후 감소
저출산에 학대 대상 아동 자체 줄어
처벌강화·보호체계 개선 등 순기능
신고건수 비슷… 경각심 놓지 말아야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저출산, 처벌 강화, 코로나19 종식 등의 영향으로 아동학대도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충청권에서만 매년 5000건에 육박하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고 있어 안심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18일 충청권 4개 시·도에 따르면 올해 지역에서 발생한 만 0~17세 미만의 아동학대는 지난달 말일까지 2369건으로 집계됐다.
충남이 1005건으로 가장 많고 충북 740건, 대전 522건, 세종 102건이 뒤를 이었다.
충청권 내 아동학대는 2020년 4665건을 정점으로 꺾인 흐름이다. 올해도 2개월 남긴 했지만 지난해의 3048건을 뛰어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아동학대가 감소세를 그리는 대표적인 이유는 저출산이다. 학대 위험이 놓일 아동의 절대적인 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합계출산율이 0점대로 떨어진 지 오래이면서, 올해 충청권 추계아동인구는 80만 4388명으로 6년 전인 2018년(94만 9271명)보다 15.3% 급감했다.
또 처벌 강화와 보호 체계 개선 등 법적, 제도적 보완도 아동학대 예방에 순기능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아동학대로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이른바 정인이법이 2021년 3월 통과되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확산했다는 것이다.
대전지역 아동학대 예방 전문가는 "정인이법과 함께 아동학대 조사를 국가 책임으로 전환한 아동복지법 개정도 효과를 봤다"며 "민간 영역일 때보다 아동보호시설, 쉼터 등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 종식도 학대 감소 이유로 꼽힌다. 감염병 창궐이 극심했을 때는 외부활동이 제한돼 아동이 전체 아동학대 85%를 일으킨 부모와 적절한 물리적 거리를 둘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아동복지전문가들은 올해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대에 대한 경각심, 민감성을 완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올해 충청권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지난달까지 4741건으로, 남은 2달을 감안하면 지난해(5376건)보다 많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배나래 건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심 사례를 신고하는 것인 만큼) 신고 증가는 아동을 보호하는 개입이 많아진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판정되진 않았더라도 아동에 우울한 영향을 미치는) 실제 학대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